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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수능 문과 불리 논란, 당분간 이어질 것”

신하영 기자I 2023.01.16 08:36:13

[인터뷰]김근욱 이투스에듀 O2O플랫폼사업본부장
수학 1등급, 이과생이 85% 차지 “바람직하지 않다”
이투스에듀, 강북·목동·분당·평촌·부천 수학전문관 개설
“수포자도 기초부터 시작하면 목표 대학 진학 가능”

김근욱 이투스에듀 O2O플랫폼사업본부장(사진=신하영 기자)
[이데일리 신하영·김형환 기자] “수능 영역 중 수학의 변별력이 커지고 문과생이 불리한 구도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김근욱 이투스에듀 O2O사업본부장은 최근 이투스에듀가 신설한 수학전문관을 총괄하고 있다.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김 본부장은 문·이과 통합수능이 유지되는 한 ‘문과생 불리’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과생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

실제로 수능 수학 1등급 내 이과생 비중은 2022학년도 수능에선 85.3%나 됐다. 2023학년도 수능에서도 1등급의 약 88.9%가 이과생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 본부장은 “통합 수능 이후 공통·선택과목으로 출제되는 수학에선 이과생의 수학 실력이 높기에 점수를 더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런 경향은 지금의 입시제도가 유지되는 한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2022학년부터 도입된 통합수능의 가장 큰 변화는 수학에서 문·이과 간 칸막이가 사라진 점이다. 수험생들은 수학 총 30문항 중 22문항은 같은 문제(공통과목)를, 나머지 8문항은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등 선택에 따라 각기 다른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 이후에는 선택과목 응시집단의 공통과목 성적에 따라 표준점수는 보정 과정을 거친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최소화하려는 장치이지만, 공통과목에서 이과생보다 점수가 낮은 문과생이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2022학년도 수능에선 문과생이 주로 선택한 확률과 통계 응시생의 표준점수가 미적분 응시생보다 3점 낮았다.

“이과생 문과침공 개선돼야”

김 본부장은 “통합수능으로 인해 상위권 다수를 이과생들이 차지하고 하위권에는 문과생들이 포진하는 지금과 같은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통합수능으로 수학에서 문과생들이 불리해졌지만, 상위권 대학들의 정시전형은 수학 비중이 높은 편이다. 예컨대 고려대의 경우 2023학년도 정시에서 수학의 비중을 국어와 같이 약 36%씩 반영했다. 인문계열도 수학 실력이 없으면 명문대 진학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다.

김 본부장은 이런 현상이 다소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문과에서도 어문계열과 경영·경제학과 등이 있는 상경계열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며 “예컨대 국문학과 지망생이 미적분까지 배워야 할 정도로 국문학도에게 수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영·경제·통계 등 상경계열 진학자에겐 수학실력이 일정 부분 필요하지만, 국문 등 어문계열에서마저 수학 비중이 커진 현상은 재고할 문제란 지적이다.

최근 교육계에선 이과생들의 ‘문과침공’ 논란이 화두다. 이는 통합수능에서 우위를 점한 이과생들이 인문계열에 지원하면서 ‘대학 간판’을 높이려는 현상이다. 지난 11일에는 이주호 교육부장관까지 나서 서울 소재 12개 대학 입학처장과 이에 대한 개선책을 논의했을 정도다.

과학탐구 응시생들의 표준점수가 비교적 높아진 점도 통합수능 이후의 변화다. 이는 이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과탐이 사탐보다 어렵게 출제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더욱이 상위권 대학들이 이과 모집단위에서 미적분·기하·과탐을 필수 응시 과목으로 지정하면서 상대적으로 문과생들의 지원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과생의 문과침공은 가능한데 문과생은 이과침공이 어려운 것이다.

김 본부장은 “상위권 대학의 입시전형을 살펴보면 자연계열은 과탐을 선택해야만 지원할 수 있게 해놓았지만 인문계열은 자연계열에 지원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획일적으로 이과생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과생도 자연계열에 교차 지원이 가능하도록 필수 과목 지정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김근욱 이투스에듀 O2O플랫폼사업본부장(사진=신하영 기자)
고 1·2 대상 수학전문관 개설

이투스에듀는 최근 서울 강북·목동, 경기 부천·평촌·분당에 수학전문관을 개설했다. 강북·분당·평촌·부천 청솔학원과 강남하이퍼학원 목동관 등 총 5곳이다. 대입에서 수학의 중요성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고 1·2학년을 대상으로 수학실력을 집중 케어해 줄 수학 전문 교육센터의 문을 연 것이다. 학생들의 수학실력을 높여주는 게 수학전문관 개설의 1차 목표라면 입시센터와 결합, 목표 대학에 합격하도록 통합 관리·지원해주는 것은 수학전문관의 2차 목표다.

이투스에듀의 수학전문관은 철저한 수준별 수업을 지향한다. 지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먼저 레벨테스트를 진행한 뒤 반을 배정, 밀착형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모집인원은 약 300~400명 정도이며 이를 30~40개 반으로 나눠 전담강사와 멘토(보조교사)를 배치할 계획이다. 전담강사는 각 지역에서 이름난 수학전문강사가, 멘토는 예비 교사·강사와 대학생 등이 맡는다. 한 학급 당 학생 수는 10명으로 강사 2명이 각각 5명의 학생을 밀착 지도할 수 있다.

“철저한 수준별 수업…수포자도 학습 가능”

김 본부장은 소위 수포자(수학포기자)도 수학전문관에서의 학습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수학은 앞부분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는 과목이라 철저한 수준별 수업을 할 것”이라며 “다른 학생들의 수준을 성급히 따라가려고 하니 수포자가 생기는 것인데 만약 인수분해를 모른다면 거기서부터 시작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된다. 고1이라도 기본이 안 돼 있으면 중3 과정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수학전문관은 소규모 수업과 테스트가 반복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여기에 이투스에듀의 입시센터가 결합돼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김 본부장은 “수학전문관과 이투스에듀의 입시센터를 결합시킨 이유는 학생들에게 동기 부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목표한 대학에 가려면 학생부 관리를 해야 하는데 수학전문관에서 이 부분까지 케어하고 학생들이 목표를 갖고 효과적으로 학습하도록 지원할 것이다. 이런 시스템이 완성되면 향후 중 1~3학년까지 모집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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