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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허영 더불어민주당 춘천지역위원장은 지난 21일 춘천 시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춘천지역 국회의원인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때문이다.
김진태 의원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폄훼해 국민적 지탄을 받자 춘천 시민들은 ‘춘천 망신 김진태 추방 범시민운동본부’를 조직해 김 의원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김 의원을 당선시킨 춘천에 대한 여론이 악화됐다는 이유다.
성난 민심에 허 위원장은 춘천 시민을 대표해 광주 시민에게 사죄했다. 허 위원장은 “‘김 의원의 망동 때문에 춘천 막국수와 닭갈비도 안먹겠다’는 불매운동이 일어 춘천시민 입장에서는 분노하고 안타까워하는 상황”이라며 “시민들 사이에서 ‘왜 춘천을 망신시키느냐’는 민심이 있었다. 춘천 지역을 책임지는 정치인이기에 저라도 대신 사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춘천은 지금까지 민주당이 단 한번도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지역구다. 그만큼 보수적인 유권자들이 많다. 하지만 허 위원장은 새로운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허 위원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첫 민주당 출신 춘천시장이 나왔다”며 “강원도지사와 시장, 집권당이 민주당이기 때문에 국회의원만 민주당 출신으로 바꾸면 춘천에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최근 춘천 지역 현안인 동서고속철도 춘천-속초 구간 착공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서울부터 춘천까지는 ITX로 이미 연결돼 속초까지 철도를 놓으면 서울과 강원·설악, 나아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까지도 잇는다는 복안이다. 허 위원장은 “철도가 설악산을 통과하는 문제 때문에 우회 노선을 요청했다”며 “강원도와 춘천시, 민주당이 ‘원 팀’을 이루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춘천-속초 구간은 국가재정사업으로 지정됐다.
허 위원장은 고(故)김근태 전 의원의 보좌진 출신으로, 박원순 서울시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비서실장을 거쳤다. 허 위원장은 “정치·행정을 두루 거친 경험과 능력을 잘 발휘해서 좋은 활동을 하겠다”며 “국민들에게 ‘그래도 정치인이 저런 정치인도 있구나’ 소리를 듣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