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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말말말]김성태 "운영위장 권능" vs 與 "슈퍼울트라 갑질"

유태환 기자I 2018.02.24 07:00:00

운영위, 20일 靑업무보고부터 사흘 간 정쟁
김성태 "민주적 운영"…우원식 "소도 웃을 일"
與 "의회농단 선두주자, 국회 파행·생떼위원장"
한국 "민주, 靑에만 '그레잇' 국민엔 '스튜핏'"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인 김성태 운영위원장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회를 선언하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회의에서 자료제출 문제로 임종석 비서실장을 발언대에 나와서 답변을 요구한 것이 논란이 되자 정회를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국회 원내교섭단체 지도부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또 막말과 고성 속에 정쟁의 장으로 전락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여야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신임 운영위원장으로 선출하되 “운영위는 앞으로 반드시 각 당이 협의해 소집하고 운영한다”고 한 합의가 무색해 보인다.

이에 이데일리가 24일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간 운영위 관련 발언들을 정리해봤다.

사흘간의 운영위 공방 시작은 21일 전체회의 청와대 업무보고부터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오전 정회를 선포하고 오후 청와대 업무보고를 이어가겠다는 김성태 운영위원장 방침에 강력 반발했고, 김 위원장은 이에 “상식선을 벗어난 무례한 입장을 취한다면 위원장 권능으로 위원회를 운영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당초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은 ‘오전 중 청와대 업무보고’를 합의했는데, 김 위원장이 추가 논의 없이 청와대 업무보고 시간을 일방적으로 연장했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여당의 문제 제기를 일축하면서 “저는 아주 원칙적으로, 민주적으로 회의를 운영한다”고 했고, 운영위원인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게 민주적이라고 하면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후 김 위원장이 청와대의 자료 제출 미비 등을 이유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발언대 앞에 서라”고 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임 실장도 김 위원장 요구에 불쾌한 듯 “여기서도 가능한데 (굳이) 서야 하느냐”며 맞섰다.

임 실장은 결국 발언대로 나서긴 했지만 “왜 화를 저한테 푸는지 모르겠다”며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항의했다. 운영위 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위원장 권능이 아니라 권력남용”이라며 “청와대 비서실장을 서라 앉으라 이렇게 한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피감 기관 앞에서 지금 뭐하는 거냐”며 김 위원장을 두둔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품격을 좀 지키자”며 “갑질을 넘어 국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야의 운영위 관련 공방은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박 원내수석은 22일 정책조정회의를 통해 “김 위원장은 과도한 권한 남용과 독단·독선·독재적 진행으로 국민 입길에 오르고 있다”며 “가장 놀라운 것은 국회 개원 이래 최초로 청와대 비서실장을 발언대에 서라고 지시했는데 이 모습을 지켜본 국민은 슈퍼울트라 갑 위원장으로 느꼈을 법하다”고 날을 세웠다.

한국당도 신보라 원내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박 원내수석의 비난과 막말은 청와대에만 ‘그레잇’ 국민에겐 ‘스튜핏’”이라고 가만히 있지 않았다.

한국당이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고 주장하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에 강력 반발하면서 23일 운영위도 결국 파행됐다.

김 위원장은 김 부위원장 방한 배경을 보고받겠다며 이날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임종석 비서실장이 출석할 것을 공식 요구한다”고 말한 뒤 두 차례나 일방적으로 정회를 선포했다. 민주당 운영위원들은 운영위 파행 뒤 ‘김성태 원내대표 규탄성명’을 발표하고 “김 원내대표가 보여준 언행과 리더십은 대화와 타협으로 이견을 조정하는 운영위원장이 아니라 국회 파행위원장, 국회 생떼위원장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국정농단으로 국민의 정치적 심판을 받은 사실도 모자라서 이제는 의회농단의 선두주자라도 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北 김영철 방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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