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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회사의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구조조정에 반발해 다시 파업카드를 꺼내들었다. 2년치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을 타결한지 두달여만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4일 오후 5시부터 27일 오후 1시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한다. 노조는 조합원 재적 과반수의 찬성이 나오면 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사측이 이달 들어 희망퇴직을 받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노조는 지난 2월 일감 부족에 따른 어려운 여건을 감안해 사측과 유휴인력 휴직 및 교육에 합의한 만큼 근속 10년차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추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것은 일방적인 정리해고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측은 희망자에 한해 진행하고 있는 희망퇴직은 구조조정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수주 실적이 7척에 불과할 정도로 ‘수주절벽’에 내몰렸다는 설명이다. 또 지난해 매출은 10조원대로 전년 대비 반토막 난데다, 올해는 7조원대까지 쪼그라들 정도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노조의 파업까지 이어지면 극심한 어려움에 내몰릴 위기를 맞고 있다.
노조는 조합원 파업 찬반투펴에서 50%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되면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해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뒤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은 최저임금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에 따르면 하청노동자의 고용주인 대우조선 하청업체들이 최저임금 인상 이유로 상여금 550%를 없애고 그 돈으로 최저임금 상승분을 반영해 결과적으로 실제 임금총액이 이전과 같거나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주장이다.
대우조선 노사의 경우 다음 달 초 첫 상견례를 가질 예정으로 임단협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희망퇴직 실시 계획이 잡혀 있다. 회사의 인력 규모를 최대 40% 가량 줄이겠다는 자구안을 지키기 위해서다. 또 오는 5월께 재개될 협상 테이블에서는 지난 2016년분부터 2018년까지 3년치를 한꺼번에 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회사와 노조의 요구안 사이에 간격이 커 올해도 쉽지 않은 협상이 될 전망”이라며 “위기가 심화할수록 노사 갈등이 극에 달해 구조조정 시기를 놓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노사갈등이 격화되면 조선업계가 또다시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