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내년 우리 경제가 올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 중반대 성장률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9일 ‘한국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경제성장률을 2.5%(전년 동기 대비)로 내다봤다. 올해 전망치(2.7%)보다 0.2%포인트 더 낮은 수치다. 이 전망대로 갈 경우 우리 경제는 지난 2015년 이후 4년 연속 2%대 성장률에 머물게 된다.
부동산 분야의 성장 기여도가 특히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이 내다본 내년 건설투자 증가율은 0.1%. 지난해 증가율은 무려 10.7%였고, 올해도 5.5%로 예상된다.
2014년 이후 건설수주를 견인한 민간 쪽의 증가세가 올해부터 둔화하고 있다는 게 연구원의 판단이다. 건축허가와 착공면적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의지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 기준금리 인상 전망 등 정책 요인도 신규 건설 수요를 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비투자도 그 증가세가 둔화할 전망이다. 내년 전망치는 4.5%로 올해 10.4%보다 5.9%포인트 더 낮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통신(IT) 산업의 투자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겠지만, 그외 산업까지 확산될지 여부는 미지수인 탓이다.
내년 수출도 올해만큼 성장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연구원이 내다본 내년 수출 증가율은 5.5%다. 올해 증가율 전망치(13.8%)와 비교해 한참 낮은 수치다.
주 실장은 “내년 경제는 성장률 자체로는 올해보다 낮아질 것”이라면서 “건설투자의 하방 리스크 확대로 2% 중반 수준의 성장률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저성장 고착화를 탈피하고 3%대 성장에 진입하려면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건설 경기의 연착륙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전망은 다른 기관도 비슷하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내년 성장률은 2.8%로 예상된다. 이 기관의 올해 전망치(2.9%)보다 더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