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마켓인]컴투스, 계열사 7할이 적자…신용도 관리 ‘빨간불’

이건엄 기자I 2024.06.06 12:30:00

컴투스 종속사 총포괄손실 95억…전년比 46%↑
콘텐츠 계열사 손실 두드러져…다각화가 패착 요인
전망 ‘부정적’ 신용등급, 연내 하향 가능성 커져
“제작비 상승 고려하면 단기 내 수익 개선 어려워”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컴투스(078340)의 신용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계열사 15곳 중 10곳이 적자를 기록하며 컴투스의 재무 부담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컴투스가 사업 다각화 일환으로 투자한 콘텐츠 자회사로 제작비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소위 ‘대박’을 내지 못한 것이 패착이 됐다는 분석이다. 컴투스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컴투스 사옥 내부 전경. (사진=컴투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컴투스의 올해 1분기 계열사의 총포괄손실은 95억원으로 전년 동기 65억원 대비 46.2% 증가했다. 계열사 15곳 중 10곳이 적자로 컴투스의 연결실적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콘텐츠 제작사들의 손실이 두드러졌다. 실제 컴투스 계열사 중 적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콘텐츠 제작사인 위지윅스튜디오로 올해 1분기 9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것이다.

위지윅스튜디오 다음으로 적자 규모가 큰 곳은 공연기획 플랫폼을 운영사 마이뮤직테이스트다. 마이뮤직테이스트는 올해 1분기 20억원의 손실을 내며 지난해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 올해 1분기 서비스를 종료한 메타버스 플랫폼 운영사 컴투버스도 1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밖에 1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한 컴투스의 계열사는 △올엠 7억원 △컴투스로카 7억원 등이 있다.

이처럼 적자가 이어지면서 상당수 계열사들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실제 올해 1분기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컴투스의 계열사는 △마이뮤직테이스트 △컴투스로카 △올엠 △아웃오브파크 개발 △ 노바코어 등 총 5곳이다. 자본잠식은 회사의 적자폭이 커져 납입자본금이 잠식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속된 적자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접어든 것을 완전자본잠식이라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컴투스의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본업인 게임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콘텐츠 관련 자회사들의 적자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컴투스는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 받아 등급 하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특히 한국기업평가(034950)(이하 한기평)가 지난해 12월 컴투스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 근거로 콘텐츠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을 지목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전망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현재 한기평은 컴투스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부정적 전망은 중기적으로 신용등급 전망 하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기평은 서비스 기업 신용평가방법론에 따라 컴투스의 여러 요소를 투기급에 가까운 BBB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해당하는 항목으로는 △산업매력도 △다각화 △경쟁구조 및 시장지위 △고정거래처 △서비스관리역량 등이 있다.

한기평은 보고서를 통해 “미디어/콘텐츠부문 자회사들의 콘텐츠 제작 부담이 여전히 과중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제작비 증가 요인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유의미한 수준의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컴투스 측은 경영 효율화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컴투스는 계열사를 포함한 전사적 경영 효율화로 점진적으로 수익성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게임 자회사와 영화, 드라마 등 여러 작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콘텐츠 계열사들이 이익 개선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컴투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157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5.1% 줄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