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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회사 인수전 방아쇠 당긴 카카오

한광범 기자I 2019.08.04 10:30:43

모빌리티업계 기대감 속 우려도
"대자본의 택시경영, 긍정적 평가"
소규모 업체 "자본싸움 변질" 비판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카카오(035720)모빌리티가 플랫폼 사업자로선 처음으로 택시회사 인수에 나선 것과 관련해, 모빌리티업계에선 “예상했던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카카오의 기술력이 택시회사 경영에 접목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중소 모빌리티업체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자본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일 “택시에 IT·플랫폼 기술을 직접 접목했을 때 어떤 운영효과가 있을지 소규모로 시범진행을 해보자는 차원”이라고 택시 회사 인수 추진을 공식화했다.

택시단체 관계자는 “택시업계 특성상 소문이 매우 빠르다. 카카오가 이미 오래 전부터 택시회사들에 인수 의사를 타진해왔다는 얘기도 돌았다”며 “본격적으로 대규모 자본이 택시업계에 들어온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업체 관계자도 “애초 정부가 ‘브랜드 택시 활성화’라는 방향을 명확히 밝혀왔기 때문에 많은 모빌리티 업체들이 택시가맹사업에 관심을 기울여왔다”며 “자본력이 있는 카카오가 먼저 나서며 모빌리티업계의 택시회사 인수에 방아쇠를 당겼다고 본다”고 평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플랫폼을 이용해 일반 택시 호출 서비스 외에도 택시가맹사업자인 타고솔루션즈의 ‘웨이고 블루’ 중개도 함께 하고 있다. 자연스레 타고솔루션즈와 카카오의 파트너십에 관심이 쏠린다.

타고솔루션즈는 “파트너십 후퇴는 없다”고 일축하며 카카오의 택시회사 진출에 긍정적으로 평했다. 한 관계자는 “타다와 다르게 운송사업 경험이 없는 카카오가 직접 경영을 통해 택시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은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카카오 측도 이번 인수가 택시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그동안 택시 ‘서비스’에 한해 적용되던 카카오 기술을 택시 ‘운영 전반’에 접목해보겠다는 시도”라며 “일정 기간 경영을 하면 향후 사업방향이 결정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업계는 카카오가 택시회사 운영을 통해 시스템을 구축해 가맹사업에 진출한 후 ‘카카오택시’ 브랜드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도 “가맹사업이 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인정했다. 다만 “운영을 통해 다른 사업방향으로 결정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자본력이 부족한 소형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어렵게 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모빌리티 스타트업 관계자는 “대형 업체들이 택시와의 협업에 나서면, 소형 업체들로선 규제가 커진 ‘플랫폼 직접 운송’만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보유 차량’만 운송이 허용될 경우, 진입장벽은 더 커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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