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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인' 40대 노후준비, 50대와 다르게 해야

김희석 기자I 2012.11.12 09:04:53
[은퇴설계] 40대가 매우 조심해야 할 3가지 변화

현재 40대는 베이비부머와 젊은이들 사이에 끼어있는 경계인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경계인(Marginal man)’이란 과도기적인 집단에 속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중장년층들만큼 자산을 축적하지도 못했는데 이미 자녀들은 머리가 커졌고, 50대들이 좋아하는 골프나 친목회보다는 여행에 더 관심이 있다. 그렇다고 신입사원 중 80%가 이직을 생각하는 요즘 분위기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었고 책임감도 강하다. 이처럼 어느 쪽에도 끼지 못하는 어정쩡한 40대들이 노후준비를 하는데 있어서 몇 가지 염두에 둬야할 변화를 살펴봤다.

첫째, 우리나라는 은퇴 후 30년을 더 사는 장수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빠르고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젊은이가 줄어들고 노인인구 비중은 높아지는 장수사회에는 여성 1명당 1.3명 이하의 낮은 출산율이 지속되고, 만혼이나 미혼 남녀는 꾸준히 증가한다. 우리나라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베이비부머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국내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경제활동인구의 약30%를 차지하는 자영업자들의 형편이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40대의 자산관리나 노후준비는 이러한 장수사회의 어두운 속성과 그 변화의 추세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

둘째, 40대들이 추구하는 삶의 모습은 중장년층과 분명히 다르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정년퇴직을 맞이한 베이비부머들의 상당수는 가족관계가 허술하고, 취미여가도 꽤 단조로운 편이다. 동창회, 동호회와 같은 친목단체 중심의 여가활동에 머무는 경우가 많고, 골프나 등산처럼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 활동을 주로 선호한다. 이렇게 베이비부머들이 ‘관계지향적 여가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반면, 40대들 사이에는 가족중심의 가치관이 형성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들은 부부나 가족동반 여행 또는 문화활동과 같은 ‘감성지향적 여가활동’을 즐긴다. 따라서 40대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성향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생애설계(Life Planning)를 짜야 한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지키고, 보여 지는 모습보다는 내면의 행복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도록 노후준비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좋다.

셋째, 본인이 노후준비의 주체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올해 9월 발표한 노후준비 인식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노후준비의 주체로 ‘본인’을 꼽은 사람이 41.7%에 이른다. 공적연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는 노후자금을 별도의 연금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40대는 베이비부머와 달리 본인 스스로 준비하는 노후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가능하면 개인연금 비중을 늘리고, 자녀에 대한 지출에 앞서 노후자금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공적연금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는 자세로 노후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고령사회가 도래하면 우리 사회 곳곳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 변화가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세계에 유래가 없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이다. 과도한 위기감에 휩싸여 섣불리 좌절하고 마는 우(愚)를 범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오래된 인식구조로는 이러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정확한 지식과 예측으로 현명하게 노후에 대비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지금의 40대가 취해야할 노후준비 전략이자 이미 은퇴를 맞이하고 있는 베이비부머와 가장 다른 점이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www.smartlifedesign.co.kr) 우재룡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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