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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에 관세 양보했다…'1단계 무역합의' 초읽기(종합)

이준기 기자I 2019.12.13 06:55:25

블룸버그·로이터 "원칙적 합의 도달…트럼프 서명만 남았다"
"美, 中에 對中관세 50% 낮추고 15일 추가관세 취소"…WSJ
트럼프 "中 합의 원하고 있고 美도 그렇다"…中후시진 "환영"
中 '합의이행 강제안' 수용 변수…2·3단계 합의도 만만찮아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상’과 관련, 원칙적으로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12일(현지시간) 전해졌다. 미국의 대중(對中) 추가관세 부과가 예정, 무역전쟁의 ‘데드라인’으로 여겨져 온 15일을 불과 사흘 앞두고서다. 양측이 극적으로 ‘1단계 합의’에 서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美, 中에 ‘신규관세 취소·기존관세 50% 감축’ 제안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단계 무역합의안은 도널드 트럼프(사진 왼쪽) 미 대통령의 서명만 남았다”며 이처럼 전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도 이날 중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도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합의문의 구체적인 내용과 문구에 대한 조율이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원칙적 합의는 이뤄진 상황”이라고 썼다. 이와 관련, 미국 측 협상단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이날 일부 상원의원에게 “공식 발표가 임박한 것 같다”는 취지의 언급을 전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는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 문제에서 한 걸음 물러섰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나왔다.

앞서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측이 닷새간의 집중 협상을 통해 현재 36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 중인 관세율을 최대 50% 낮추고, 15일 예정된 추가 관세도 취소하는 방안을 중국 측에 제시했다고 썼다. 미 측이 내민 이 같은 조건들은 중국 측이 합의안에 △구체적인 미국산 농산물의 대규모 구매계획 및 분기별 점검 의무화와 함께, △지적재산권 보호 △금융시장 개방 등을 확약할 경우에 대한 대가다.

다만, 미 측은 중국이 이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관세를 원래대로 되돌린다는 내용의 ‘스냅백’(Snap back) 조항도 합의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그들(중국)은 그것을 원하고 있고, 우리도 그렇다”며 “빅딜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백악관에서 참모들과 중국과의 무역협상과 관련해 논의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 무역협상에 정통한 중국 관영언론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은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 “매우 반가운 발언”이라며 “양국이 모두 합의를 원할 때만 진정한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환영했다.

앞서 미국 측은 15일부터 156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15%의 추과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추가 관세 대상 품목은 애플의 아이폰을 포함해 휴대폰과 노트북, 의류, 장난감 등이다.

미·중 양국은 지난 10월 10∼11일 워싱턴DC에서 진행됐던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1단계 합의’에 도달했지만, 합의문 서명은 불발됐다. 애초 지난달 중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 간 서명을 추진했으나 세부협상 과정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여전히 타결이 미뤄지고 있다. 일각에선 정상 간 서명이 아닌 ‘장관급 서명’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단계 협상 타결되더라도…종전까진 첩첩산중

하지만, 아직 변수도 만만찮다. 그동안 중국 측이 ‘합의이행 강제방안’에 난색을 보여온 데다, 기존의 ‘모든 관세 철폐’를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미 측의 제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서다. 만약 ‘1단계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중국 측의 농산물 수입 등이 절차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언제든 관세 전면전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향후 2단계, 3단계 협상에서 머리를 맞댈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제 금지 △산업보조금 지급 관행 근절 등의 핵심쟁점들은 1단계 협상 과정에서 논의됐던 이슈들보다 워낙 복잡한 데다, 고도의 협상기술을 요하는 만큼, 합의가 더욱 요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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