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볼보 S90의 엔트리 모델인 D4까지 시장에 투입되며 탄탄한 모델 라인업을 형성하게 됐다. 특히 경쟁 모델이라 할 수 있는 BMW 520d 등과 비교해 풍부한 패키징을 갖추면서도 700만원 가량이 저렴한 5천만원대 가격을 제시해, 그 매력을 과시하고 있다.
과연 볼보 S90 D4는 프리미엄 디젤 세단의 기조를 바꿀 수 있을까?
볼보 S90의 디자인은 이미 놀라운 완성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디자인은 2013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3년 공개된 ‘콘셉 쿠페’에서 시작한다. 많은 기대 속에서 등장한 ‘콘셉 쿠페’에서 볼 수 있었던 유려하고 정갈한 라인을 물려 받은 S90은 그 경쟁 모델 사이에서도 고급스러운 존재감을 드러내기 충분하며 볼보 고유의 시그니처 라이팅이라 할 수 있는 ‘토르의 망치’ 헤드라이트는 어둠 속에서도 그 존재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볼보 S90의 측면을 본다면 ‘S90’의 구동방식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전륜구동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오버행을 통해 후륜구동 세단, 특히 스포츠 세단을 떠올리게 하는 드라마틱한 프로프션을 완성한다. 유려한 루프라인과 간결하게 다듬어진 도어 패널 등이 화려한 변화 속에는 담백한 미덕을 아는 볼보 디자이너들의 ‘격’이 담겼다.
시승 차량인 S90 D4는 상위 트림인 ‘인스크립션’이 탑재됐다. 고급스러운 가죽과 자연스러운 감성이 돋보이는 우드 패널이 조화를 이룬 실내 공간은 시장의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압살’한다는 표현을 해도 무방할 수준이다. 인스크립션 트림의 실내 공간 하나만으로도 ‘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더욱 만족스러운 점은 ‘우드 패널’의 표현이 무척 뛰어난 점이다. 개인적으로 우드 패널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볼보의 디자이너들은 나무가 가진 본래의 질감을 살리면서 늙어 보이지 않는 두 말리 토끼를 잡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버튼, 다이얼 역시 볼보가 자신하는 ‘스웨디시 프리미엄’을 완성한다.
볼보 S90 D4의 보닛 아래에는 볼보가 새롭게 개발한 지능형 연료분사 기술인 ‘i-ART가 적용된 D4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이 엔진은 4,250RPM에서 190마력을 내며 1,750~2,500RPM에서 40.8kg.m의 토크를 낸다. 여기에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를 거쳐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하여 볼보 S90 D4는 리터 당 14.0km의 공인 복합 연비를 자랑한다.(도심 12.2km/L 고속 17.0km/L) 이를 통해 볼보 S90 D4는 정지 상태부터 시속 100km까지 8.2초의 시간을 필요로 하며 최고 속도는 230km/h에 이른다.
볼보 S90 D4 인스크립션의 도어를 열면 경쟁 모델들의 패키징이 머리 속을 스쳐지나가며 ‘인스크립션’이 선사하는 황홀함에 미소를 짓게 된다. 이상적인 시트와 고급스러운 소재가 대거 적용된 실내 공간은 소유욕을 자극한다. 원래부터 차를 잘 만들기로 소문난 볼보가 자극적인 매력까지 더하며 운전자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보통의 차량은 스타트 버튼을 눌러서 차량의 심장을 일깨우지만 독특한 디자인의 엔진 스타트 다이얼을 돌려 시동을 걸면 정숙함이 전해진다. 디젤 고유의 진동이나 소음이 전해지긴 하지만 이는 가솔린 엔진 대비다. 실제 국내에서 경쟁하고 있는 차량들과 비교했을 때에는 완전히 비교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각 제조사의 플래그십과 비교해도 우수한 정숙성이라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시동 전부터 고급스럽고 완성도 높은 모습을 과시하는 S90 D4의 기어 쉬프트 레버를 옮겨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폭발적이진 않지만 만족스러운 출력 덕에 일상적인 주행 상황에서 빈틈이 없다. 다만 디젤 엔진특유의 반 템포 늦은 반응과 고 RPM에서 출력이 풀어지는 느낌은 S90 D4의 단점이 아닌 디젤 엔진 태생적 단점인 만큼 문제될 것은 없다. 참고로 부드러운 변속감, 빠른 변속 속도를 선사하는 8단 변속기의 조합도 무척 매력적이다.
차량의 움직임은 무척 세련된 모습이다. 스티어링 휠 조작에 대한 반응도 경쾌하면서도 정직해 주행의 즐거움도 제법 느낄 수 있다. 또한 완성도 높은 하체의 세팅을 통해 전륜구동 차량 특유의 언더스티어를 최대한 억제해 일반 운전자가 경험하는 주행의 범위에서는 세련된 주행 감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소감을 정리하자면 볼보 S90 D4는 프리미엄 디젤 세단의 기준을 520d에서 뺏어 올 수 있는 존재다. S90 D4에 적용된 절묘한 파워트레인의 매칭과 서스펜션의 조화를 통한 우수한 주행 성능과 효율성 그리고 상위트림인 인스크립션의 경우 안락한 공간과 뛰어난 패키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놀라운 만족감까지 그 어떤 요소에서도 BMW 520d는 물론이고 비슷한 포지션의 프리미엄 디젤 세단들에게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점: 뛰어난 디자인, 고급스러운 실내, 그리고 D4 엔진의 패키징
안좋은점: 독일 브랜드 대비 빈약한 브랜드 밸류
볼보 S90 D4는 유수의 프리미엄 디젤 세단이 넘치는 현재, 감히 가장 이상적인, 그리고 새로운 기준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존재였다. 외관, 실내, 파워트레인 그리고 주행에 대한 만족감까지 S90 D4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모두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까지도 빼놓을 수 없다. BMW 520d가 흔하고 메르세데스-벤츠의 E 220d가 따분하다면 S90 D4가 최고의 선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