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005490), 현대제철(004020) 등 철강업계는 한국조선해양(009540)·대우조선해양(042660)·삼성중공업(010140) 등 대형 조선 3사와 지난달 말부터 선박용 후판 가격을 협상하고 있다.
조선사의 경우 상반기와 하반기, 1년에 2번 철강업체와의 협상을 거쳐 후판 가격을 결정한다. 이번 협상은 올해 상반기 적용할 후판 가격에 대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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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철강업체는 지난해 후판 가격에 철광석값 상승분을 거의 반영하지 못했다. 지난해 실적 설명회 발표를 종합하면 현대제철은 선박용 후판 가격을 지난해 상반기 t당 3만원 인하했다가 하반기 동결했고 포스코는 수입재를 대체하는 물량에 한해 후판 가격을 인하하는 등 차별 적용했다.
이에 비해 조선사는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한 해 수주의 절반 이상을 쓸어담긴 했지만 대형 조선 3사의 평균 수주 목표치 달성률은 76.8%에 그쳤다. 벌써 수년째 목표치 미달이 이어졌고 그나마도 한국조선해양은 수주 목표치를 지난해 중반에 낮췄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원하는 만큼 일감을 확보하지 못한 해가 누적돼 올해 실적이 최악일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수주가 지속할지 불확실해 후판 가격까지 인상되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협상을 둘러싼 상황은 철강업체에 좀 더 유리해졌다. 공급 측면에서 중국 정부가 저탄소 이니셔티브에 따라 올해 조강생산량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수요 측면에선 각국 정부의 부양책에 힘입어 철강제품 수요가 늘었다.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미국 등 세계 철강사가 제품 가격을 올리는 터라 조선사로선 수입 대체품이 마땅찮다. 실제 유통되는 후판 가격도 지난해 12월 t당 65만~70만원 수준에서 이달 76만원대까지 상승했다.
철강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원료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을 만회하고 세계 철강 시황이 호조를 보이는 점 등을 후판 가격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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