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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킹맘]워킹맘을 흔드는 한마디…"잘하고 있어" Vs "감 잃었네"

송이라 기자I 2018.04.20 06:30:00

"잘하고 있어·너무 애쓰지마·대단한거야"…그뤠잇!
"벌써 가게?·애낳더니 변했다·나 때는 더 심했어"…스튜핏!
"변화 적응하려 고군분투중인 직원에 필요한건 공감"

일러스트=심재원(그림에다) 작가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죄송합니다.” “미안해.”

대한민국 워킹맘들은 죄인이다. 온몸이 부서지도록 일하며 아이를 키우지만 회사에서는 퇴근할 생각만 하는 의욕 없는 직원취급 받기 일쑤고 집에서는 자식 대신 일을 택한 독한 엄마다.

아이가 아파서 갑작스레 휴가를 내야할 때, 퇴근이 늦어져 늦게까지 베이비시터에서 아이를 맡겨야 할 때, 이른 등원이나 늦은 하원으로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폐를 끼칠 때마다 “죄송합니다”를 달고 산다. “회사 안가면 안되냐”는 아이를 떼어놓을 때마다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삼킨다.

항상 죄송하고 미안한 워킹맘들에겐 직장상사들이 던지는 말 한마디가 응원이자 상처다. 워킹맘이 꼽은 직장 상사들의 ‘베스트&워스트 말말말’을 정리해봤다.

◇“잘하고 있어”…그뤠잇!

▲“잘하고 있어”=
워킹맘들은 조급하고 불안하다. 가정과 일에 치여 고군분투중인 워킹맘은 늘 ‘내가 잘 하고 있나’에 의구심을 갖는다. 아이를 낳기 전만큼 일에 오랜시간을 투자하기 힘들어 조급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는 상사의 격려는 워킹맘에겐 큰 위안이다.

▲“너무 애쓰지마. 그정도면 됐어”=의외로 많은 워킹맘들이 꼽은 말이다. 결혼 전에는 나 자신을 위해 시간과 자원을 쓴다. 회사에 일이 많으면 야근을 하고 일없는 주말엔 늦잠을 자기도 한다. 아이를 낳으면 불가능하다. 주중엔 베이비시터 퇴근 전에 귀가해야 하고 주말에는 일주일내내 엄마를 기다린 아이들과 놀아주고 먹이고 입혀야 한다. 늦잠은커녕 월화수목금금금이다.

이럴 때 “너무 애쓰지마, 그 정도면 됐어”라는 상사의 한 마디는 워킹맘들에겐 큰 힘이 된다. 27개월 쌍둥이를 키우는 워킹맘 김현정씨는 “육아휴직이 끝나고 복귀했을 때 조급함이 있었는데 상사가 ‘출산 전만큼 에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워밍업할 수 있는 업무에 일부러 배치해줘 자연스럽게 업무에 적응할 수 있었다”며 “상사의 배려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별 일 없으면 들어가=워킹맘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시간이다. 퇴근후 아이와 보내는 짧은 몇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러나 상사가 퇴근하기 전에는 자리에서 일어나기 힘든 회사가 여전히 많다. “별 일 없으면 일찍 들어가”라는 말은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이밖에도 “눈치보지 말고 휴가 써”, “육아 때문에 힘들었을 텐데 잘했네” 등이 ‘베스트 말말말’로 꼽았다.

◇“벌써 가게?”…스튜핏’

▲벌써 가려고?=
워킹맘을 난처하게 하는 것 중 하나가 회식이다. 저녁시간에 잡히는 회식은 엄마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어떻게 자연스럽게 일어날까 엉덩이를 들었다 놨다 하는 워킹맘에게 “벌써 가려고?”라는 상사의 한마디는 울컥하게 한다. 직원간 친목도모도 중요하지만 가족간 친목은 더 중요하다.

▲애낳더니 예전같지 않네=워킹맘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업무에 집중하기 힘든 환경에서 고군분투하고 있건만 “애낳더니 예전만 못하네”, “감 잃었니?”라는 말을 들으면 소위 ‘멘붕’에 빠진다.

▲나 때는 더 심했어=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했던가. 여자상사에게 듣는 무용담은 워킹맘들을 지치게 한다. “나 때는 육아휴직이란 것 자체가 없었어. 몸 풀고 바로 출근했다”, “지금은 엄청 좋아진거야” 등의 말은 결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밖에도 아이가 아파서 연차를 내겠다는 워킹맘에게 “야간병원도 있는데 꼭 낮에 가야해?”, 퇴근 직전 “미안한테 부탁 좀 하자”, “애는 너 혼자 키우니?” 등을 최악의 말말말로 꼽았다.

이수연 한국워킹맘연구소장은 “복직 후 워킹맘들은 출산 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에 적응하려고 무던히 애쓴다”며 “이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공감과 배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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