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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모터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11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딜러 등에 전기차 한 대를 판매할 때마다 지급하는 장려금은 평균 2550달러(약 331만원)로 집계됐다. 반면 토요타의 ‘bZ4X’는 5988달러(약 778만원), 닛산의 ‘리프’와 ‘아리아’는 각각 5810달러(약 755만원), 1만1148달러(약 1448만원), 스바루의 ‘솔테라’는 4674달러(약 607만원)가 지급됐다.
모두 업계 평균의 2배 이상 금액이다. 아리아는 무려 4배가 넘는다. 토요타와 스바루가 내연차 판매시 각각 1000달러를 장려금으로 지급하는 것과 비교하면 전기차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이는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있는 데다, 일본산 전기차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 8월(11만)까지 정부 보조금 지원 등에 힘입어 증가 추세였으나 9월 이후에는 2개월 연속 감소했다.
11월 닛산의 리프는 약 400대, 아리아는 약 1000대, 토요타의 bZ4X와 스바루의 솔테라 역시 각각 1000대 가량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성공 기준인 연간 판매량 10만대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전미 자동차 딜러 3900여명은 11월 28일 조 바이든 대통령에 서한을 보내 “팔리지 않은 전기차가 급증하고 있다”며 “전기차 도입 속도를 늦춰 달라” 촉구하기도 했다. SMBC닛코증권의 키노시타 토시히데는 “충전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원했고 살 수 있는 계층은 어느 정도 다 구입했다”고 짚었다.
캘리포니아 등 각 주정부가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무공해차(ZEV) 규제도 장려금 증액에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다. 전기차 등 무공해 차량 비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업체별 신차 판매량 가운데 전기차 비율을 아예 명시하고 있다. 당장 2026년까지 전체 신차 판매량 중 35%를, 2030년에는 68%까지 전기차 비율을 높여야 한다.
야마토증권의 기노우치 에이지 애널리스트는 “(규제 위반으로) 벌금을 내거나 다른 회사로부터 (탄소제로) 크레딧을 사들이는 것보다 장려금을 늘리는 것이 더 싸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토요타, 혼다, 스바루 등 향후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들은 미국 내 생산·판매 계획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