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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휴대폰에 `삼성전자 웃을까 울을까`

좌동욱 기자I 2006.12.11 09:15:05

휴대폰 제조업체 `긴장`
삼성, 반도체 시장 확대 기대감

[이데일리 좌동욱기자]아이팟과 아이튠으로 MP3플레이어 시장(01년)과 음악 다운로드 시장(03년)에서 잇따라 `대박`을 터뜨렸던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가 내년초 아이폰(iPhone)으로 휴대전화시장에 도전한다.

MP3플레이어업계의 선두주자인 애플이 휴대전화시장에 도전장을 냄에 따라 휴대전화업계와 MP3플레이어업계간에 뮤직폰을 둘러썬 한바탕의 격돌이 예상된다.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아이팟` 충격을 받았던 삼성전자(005930)는 애플의 휴대전화 사업 진출에 대해서는 셈법이 한층 더 복잡해졌다는 표정이다. 사업부별로 다르게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휴대전화업계, "아이폰 영향 크지 않다" 


▲ 애플 마니아들이 만든 아이폰 예상 디자인
아이폰(사진)은 스티브 잡스가 MP3 플레이어 아이팟의 성공을 등에 업고 출시하는 휴대전화다. 특히 IT사업과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휴대전화 사업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아이폰으로 인한 시장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의 아이폰은 뮤직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휴대전화 시장에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하지만 시장 판도를 좌지우지할 만한 파워풀한 힘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에 출시되는 생산 물량도 많지 않다.

애플은 내년 주문자상표부착(OEM)으로 약 1200만대 가량의 아이폰을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내년 예상되는 전체 휴대폰 시장 10억5000만대의 약 1%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 노근창 애널리스트는 "휴대폰은 일반 전자제품이 아닌 사업자와 소비자들을 네트워킹으로 연결하는 IT 제품"이라며 "이런 시장 성격 상 애플이 휴대폰 시장 진출 초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안감도 있다. 스티브 잡스라는 CEO 브랜드 때문이다.

2001년 10월 미국 실리콘 밸리의 애플컴퓨터 본사에서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이라는 MP3플레이어를 처음 출시했을 때도 시장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당시 아이팟은 최초의 MP3 제품도 아니었으며 최대 용량 또는 최저 가격이란 타이틀도 갖지 못했다. 독특하게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저장 메모리로 사용했지만 이 역시 획기적인 변화는 아니었다.   

하지만 5년 후 아이팟 시리즈는 전세계 MP3플레이어 시장 50%, 북미시장 80% 가량을 차지하며 MP3 제조업계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MP3 진영, 휴대전화 진영에 `반격`

큰 그림에서 아이폰의 출시는 MP3플레이어 진영을 대표하는 애플이 휴대전화 진영에 보내는 `선전포고`라 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MP3플레이어 시장을 침범해 오자 애플이 반격에 나섰다는 설명. 

MP3플레이어와 휴대전화 제조업체간의 경쟁을 즐겁게 바라보는 진영도 있다. 이 제품들에 장착되는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반도체 기업들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역시 내심 애플의 아이폰 출시를 반기고 있다. 애플의 시장 진입으로 뮤직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전체 휴대전화용 낸드플래시 시장이 확대될 것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출시되는 아이폰 역시 메모리 장치로 4GB, 8GB급 낸드 플래시를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 낸드플래시 신규 수요 중 가장 큰 곳은 뮤직폰이 될 것"이라며 "몇몇 메이저 휴대전화 제조사들도 내년 4GB, 8GB급 낸드플래시를 뮤직폰에 장착할 계획을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애플에도 낸드플래시를 공급하고 있지만 아이폰에 채택했는 지 여부는 영업비밀이기 때문에 삼성전자도 제품 발표일에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세계 시장에서 낸드플래시 1위, 휴대전화 3위, MP3플레이어 5위의 시장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 사업부별로 애플의 아이폰을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린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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