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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건설이슈]다시 돌아온 전세시대… 서울 전셋값 향방은?

김기덕 기자I 2018.07.14 08:00:00

서울 임대차시장 전세 비중 70% 넘어… 4년來 최대
입주 물량 급증하고 1~2년새 갭투자 늘어난 영향
하반기 지역별 온도차 보일 듯… 강북·강서↑ 강남↓

7월 둘째 주(9일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한국감정원 제공)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임대차시장에서 전세 비중이 70%를 넘어섰습니다. 2014년 이후 4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직전 박근혜 정권에서 ‘전세의 종말’을 예언했던 것과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데요.

올 들어 초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월세가 아닌 전세 거래가 활발한 이유는 왜 일까요?

가장 큰 원인은 입주 물량 때문으로 보입니다. 올 들어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 아파트 공급 물량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울 아파트 입주량을 보면 2015년 2만1339가구에서 2016년 2만5991가구, 2017년 2만7204가구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더욱이 올해는 3만4932가구로 지난해 보다 7728가구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도권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올해 16만1992가구로 전년 보다 3만3300가구나 더 공급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라 일부 지역에서는 역전세난(아파트 공급 물량이 수요를 초과해 전셋값이 하락하는 현상)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최근 1~2년 새 서울 집값 상승을 틈다 갭투자(매매가격과 전세금 차액이 적은 주택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방식)가 늘어난 점도 전세 물량 증가에 한 몫을 차지했다는 분석입니다. 또 잇단 규제로 최근 부동산시장이 장기 침체 분위기가 짙어지자 잠재적 주택구매 수요 가운데 일부가 전세로 눌러앉게 된 점도 전세 거래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이같은 이유로 하반기 서울 전셋값도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다만 지역별로 온도차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단지 조성이나 실수요가 탄탄한 강서, 강북 지역 등은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셋값이 상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실제 감정원에 따르면 최근 19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서울 전셋값은 이달 0.05% 소폭 오르며 2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강북 주요 도심권에 있는 종로구(0.16%)와 학군 수요가 꾸준하고 마곡산업 단지를 조성하는 양천구(0.18%), 강서구(0.08%) 등이 전체 평균을 끌어올린 게 주효했습니다.

반면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는 약세를 면치 못했는데요. 그동안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월세 비중이 높았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역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전세값이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연말 1만가구에 가까운 헬리오시티 입주 폭탄이 예고된 송파구가 가장 낙폭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단지가 이주하는 서초구는 국지적으로 다시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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