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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감산 시동…`약발있다, 없다` 논란

이정훈 기자I 2008.09.10 08:43:53

엘피다·파워칩 감산…"비주력라인일 뿐" vs "물량 크다"
타 업체 동참 가능성에도 `이견`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세계 D램 3위인 일본 엘피다와 대만내 1위 업체인 파워칩이 감산을 발표했다. 이번 불황에서의 첫 본격 감산인 만큼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적지 않은 물량을 줄이는데 따른 기대도 있지만, 비주력 라인에서의 감산 정도로 평가절하하는 쪽도 우세하다. 타 업체들의 감산 동참 가능성을 놓고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10일 국내외 증권사들 사이에서는 엘피다와 파워칩의 감산을 둘러싸고 실제 효과가 어느 정도나 될지, 다른 업체들이 함께 감산에 나설지 의견이 분분하다.

앞서 파워칩은 4분기중 D램 캐파의 10~15%를 축소하겠다고 언급했고 엘피다 역시 이달 중순부터 D램 생산을 약 10%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파워칩은 12인치 웨이퍼 월 1만5000장 규모의 감산 계획과 12인치 라인 1개의 Driver IC 생산 전용 계획을 동시에 발표했다.

세계 D램 3위 업체인 엘피다 역시 생산량의 10% 가량을 감산할 계획이다. 감산은 히로시마 소재 자체 라인에서 실시되며 12인치 웨이퍼 기준으로 월 1만5000장의 생산 축소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비주력라인에서의 감산 자체가 의미있는 효과를 가져오기 어려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엘피다와 파워칩의 감산 예정 캐파가 향후 파운드리 사업 전환 계획인 비주력 라인에 집중돼 실질적인 D램 생산 감소 효과는 회사의 발표 규모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간증권은 보다 신랄하게 꼬집었다.

JP모간은 "이 업체들의 감산은 주로 90나노급에서 이뤄지며 이들은 이미 오래된 생산설비로 사실상 노후설비의 페이즈 아웃에 해당한다"며 "이를 실제적인 감산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감산에 따른 공급량 조절이 크게 이뤄지지 않는 만큼 D램 가격의 반등이나 본격적인 바닥확인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간은 "이들 업체의 비트 출하성장률은 3분기에도 변화가 없을 것이며 전반적인 D램산업 공급 증가에 영향을 주지도 않을 것"이라며 "공급체인에서 자신감이 없고 3분기에도 공급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모듈 메이커들의 재고도 있어 가격 약세는 계속될 것"으로 점쳤다.

NH투자증권 역시 "엘피다, 파워칩의 감산 발표는 D램 현물가격 하락세를 진정시킬 수 있지만 큰 폭의 D램 가격 반등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여전히 재고가 높은 수준이고 PC나 채널업체들의 재고관리도 타이트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CJ투자증권은 감산 물량이 만만치 않은 만큼 공급량 축소와 D램 가격 반등이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는 쪽이다.

CJ투자증권은 "파워칩 감산은 12인치 라인 1개의 Driver IC 전용까지 감안할 경우 4분기 중 4만장에 달하고 엘피다의 1만5000장까지 고려하면 양사 감산 규모는 전세계 D램 생산의 3.9%로 수급과 가격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향후 다른 D램업체들이 두 업체의 감산 행보에 동참할지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JP모간은 "여전히 영업흑자를 내고 있고 고정거래시장 엑스포저가 높은 한국 D램업체들이 감산에 따르지 않을 것"이라며 이 경우 시장에 큰 변화가 주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도 "두 업체의 감산으로 타 D램업체들의 감산을 독려하는 효과가 있겠지만 실제 참여하는 업체는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CJ투자증권은 "프로모스, 난야, 키몬다 등 더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의 감산 동참도 곧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D램 가격의 급반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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