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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오피스 잇단 공급에.. 여의도 ‘공실 괴담’ 확산

정병묵 기자I 2018.05.15 06:00:00

1분기 평균임대료 여의도만 하락
여의도 우체국 등 대형 신축 잇따라
공급과잉에 임대료 추가 하락 우려

[그래픽=이데일리 이서윤 기자]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대한민국 ‘금융 중심지’ 서울 여의도 오피스 시장이 ‘공실 공포’에 떨고 있다. 기존 임차인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공실률(빈 사무실 비율)이 상승하고 있는데다 초고층 건물이 잇달아 건립 예정이라 공급 과잉에 따른 임대료 하락에도 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여의도 오피스 월 임대료는 1㎡당 1만7605원으로 전분기보다 0.3%, 전년보다 1.5%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오피스 월 평균 임대료는 1㎡당 2만925원으로 전분기 대비 0.6%, 전년 대비 1.4%씩 올랐다. 서울 도심과 강남권을 중심으로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으나 여의도는 하락세인 것이다.

이는 여의도권에 대규모 공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여의도권 오피스 공실률은 서울 평균(11.1%)을 훌쩍 웃도는 16.7%로 전분기와 비교하면 1.0%, 전년보다는 1.0% 늘었다. 여의도 63빌딩 내 교직원공제회가 신축 사옥으로 옮기고 전경련회관에 입주했던 LG CNS가 강서구 마곡지구 LG사이언스파크로 이전하면서 공실률 하락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CBRE 측은 “여의도 IFC몰과 전경련회관 등에서 금융 관련 임차인을 다수 유치하면서 보유 공실면적을 일부 해소했으나 전체적인 공실률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여의도 내 초대형 건물 신축이 속속 이뤄질 예정이라 공실에 따른 임대료 하락 공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 인근 여의도 우체국은 오는 2020년을 목표로 지하 4층~지상 33층, 연면적 6만8000㎡짜리 대형 오피스 건물로 변신한다. 일부는 우체국이 사용하고 나머지는 임대할 예정이다. 여의도 콘라드호텔 건너편 복합 오피스단지 ‘파크원’에는 4만6465㎡ 면적의 부지에 지상 69층과 53층 높이의 오피스 2개 동, 지상 8층 쇼핑몰 1개 동, 31층 호텔 1개 동이 들어선다. 지상 69층은 여의도 내 최고층 건물이다.

여의도 옛 MBC 사옥 부지 오피스빌딩도 내년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2년 하반기에 준공될 예정이다. 이 건물은 1만7795㎡ 부지에 지하 6층~지상 49층, 연면적 24만 5555㎡ 규모로 오피스와 오피스텔, 상업시설, 아파트가 들어선다. 여의도역과 가까운 사학연금회관 사옥은 내년부터 재건축에 들어간다. 오는 2022년에 40층짜리 건물로 재탄생한다.

여의도 A공인 관계자는 “2016년부터 대형 증권사들이 명동으로 옮겼고, 전경련회관에 있던 LG 계열사가 여의도를 떠나면서 사무실 임대료가 좀체 오르지 않고 있다”며 “여의도 여기저기서 공사가 한창인 대형 건물들이 모두 지어지면 임차인으로 다 채워질 지도 걱정이지만, 공실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임대료가 예전 수준만큼 받쳐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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