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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아들' 이재명…불모지 TK·PK `4050 득표`로 정권재창출

배진솔 기자I 2022.02.02 11:01:38

`마의 40%` 고지 넘어 대선 승리 발판 마련
설 당일 '안동' 찾아 육사 이전 추진 등 지역 공약
`매타버스` 첫 일정·새해 첫 날 PK로 달려가
송영길 대표·배우자 김혜경씨도 '지원 사격'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불모지나 다름없는 영남권에서 `4050 플랜`을 기치로 오는 3월 9일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대구·경북(TK)에서 40%, 부산·울산·경남(PK)에서 50%대의 득표율로 정권 재창출과 함께 4기 민주정부 수립이라는 절대 목표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역대 대선에서 단 한번도 영남 지역에서 `마의 40% 벽`을 넘은 경험이 없는 민주당으로선 큰 도전인 셈이다. 이재명 후보부터 송영길 당 대표,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까지 TK와 PK를 차례로 머무르며 바닥 민심을 다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설 명절인 1일 경북 안동시 임청각에서 육군사관학교의 안동 이전 등 경북 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이 후보는 지난 1일 설을 맞아 자신의 고향 경북 안동을 방문해 고향 민심을 파고 들었다.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부모님 산소를 성묘한 뒤 경주 이씨 제정공파 종회를 방문해 선조들의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전에 예정되지 않았던 임청각에 방문해 육군사관학교의 안동 이전 추진 등 경북 지역 공약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이 후보는 “경북의 기존 정치 세력이 하지 못했던 일, 저 이재명이 반드시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보수 텃밭`인 탓에 아직 TK지역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20% 대에 그치고 있다. TK지역은 전통적으로 국민의힘 후보에게 70% 이상을 몰아줬다. 지난 16대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75.6%), 17대(이명박 전 대통령), 18대(박근혜 전 대통령) 대선에서도 70~80%대의 `몰표`에 가까운 지지를 얻었다.

이에 이 후보는 `TK 아들`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13살 성남시로 올라오기 전까지 안동에서 태어나 자랐고, 되돌아갈 곳 역시 이 곳이라는 것이다. 지난 달 10일부터 3박 4일간 경주·칠곡·구미·영주·성주·김천·포항을 순회할 때도 매일 전통시장을 찾아 지역 연고를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역대 다른 민주당 후보들에 비해 연고가 있는 이 후보가 득표력이 있다는 게 민주당 내 평가다. 안동을 기점으로 외연을 확장해 TK 표심을 최대한 끌어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PK 지역 역시 보수 아성(牙城)으로 통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이긴 하지만 직무수행 평가에서 TK지역에 다음으로 긍정 평가가 낮은 지역이다. 특히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잇달은 불명예 낙마에 민심이 호의적이지 않다. 이에 이 후보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출발지와 임인년 새해 첫날 방문지를 부산으로 택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지난 1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을 찾아 해운업 등 육성 방안을 제시하고 PK지역 발전 공약을 소개하며 `경제 대통령`이미지를 부각하기도 했다.

송영길 당 대표도 지난 15일부터 부산 체류를 시작했다. 2주 동안 PK지역의 바닥 민심을 다지기 위해 출퇴근 인사와 부산 선대위 회의 주재 등 접촉면을 넓혔다. 목표 지지율로 `TK 40%, PK 50%`인 일명 `영남권 4050 플랜`을 내걸었다. 가덕도 신공항 등 민주당의 업적과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등 지역 현안에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도 부지런히 지원 사격에 나섰다. 최근 홀로 경북 경산과 청도, 경주를 방문한 김씨는 부·울·경 지역을 다니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당내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선대위 문화강국위원회 김영락 대구·경북 상임위원장은 “TK 출신 후보가 나오면서 지역에서도 굉장히 고무된 분위기”라며 “대구 신공항 이전과 낙동강 수질 개선 사업 등 구체적인 공약에 대해서도 의미있게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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