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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편곡' 시오타 "음침·공포스럽게…음악도 연기하죠"

김미경 기자I 2016.12.01 06:44:53

일본 뮤지컬계 베테랑 음악감독
앙코르뮤지컬 '팬텀'서 편곡 맡아
클래식 선율에 현대 사운드 더해
"배우 감성 표현에 중점…
음악만 들어도 상황 알 것"
희로애락 음악에 귀 기울여 줘

1년만에 다시 돌아온 뮤지컬 ‘팬텀’의 편곡을 맡은 시오타 아키히로 총괄감독은 “편곡 제안을 받은 후 로버트 요한슨 연출과 지난해 영상을 보면서 이틀 밤을 꼬박 새운 기억이 있다”면서 “연출의도와 극의 심정 흐름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문정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흥분된다. 인품과 통찰력, 인품까지 정말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한국 뮤지컬계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웃었다.(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음악이 연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곡을 다듬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흐름이고 테마죠.”

지난해 초연 이후 1년 만에 돌아온 ‘팬텀’(내년 2월 26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의 편곡을 맡은 시오타 아키히로(54) 감독은 “극의 흐름과 배우의 감성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방향을 가늠해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며 “초연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시오타 감독은 일본 뮤지컬계 흥행 보증수표로 불린다. 다카라즈카 가극단과 극단 사계의 음악감독, 스튜디오 녹음, 각종 콘서트 감독 및 지휘 등 30년간 공연계에 몸담으며 히트뮤지컬의 음악을 책임지고 있다. ‘데스노트’ ‘미스사이공’ ‘레미제라블’ ‘엘리자벳’ ‘지킬앤하이드’ 등 45개 레퍼토리가 가능한 일본 최초 뮤지컬 전문 지휘자란 타이틀을 획득한 주인공으로 이번이 한국에서의 첫 작업이다.

‘팬텀’의 국내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와의 인연은 5년 전 즈음. EMK에서 시오타 감독의 소문을 듣고 작업요청을 하면서다. 쉴 틈 없이 바쁜 시오타 감독 일정 때문에 지난해 12월에야 ‘팬텀’의 편곡을 맡기로 확정하고 올 3월 초 밑작업을 시작했다. “1년에 10편 넘게 작업하기도 한다. 이번에 한국방문으로 6일 정도 짬을 냈다. 바쁜 걸로 치면 한국 뮤지컬계 넘버원 ‘팬텀’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김문정 감독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하하.”

‘팬텀’은 극작가 아서 코핏과 작곡가 모리 예스톤이 세계적인 추리소설가 가스통 르루의 대표작 ‘오페라의 유령’(1910)을 무대화한 작품.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동명뮤지컬과 같은 원작이나 전개방식·넘버가 전혀 다르다. 유령인 에릭에 좀더 집중했다. 에릭의 인간적인 면모가 깊이 있는 스토리와 클래식한 음악으로 그려진다. 국내 초연에서는 오리지널에 4곡을 추가, 발레장면을 새롭게 넣으며 흥행했다. 앙코르에서는 박효신·박은태·전동석이 팬텀 역을 맡아 이미 표가 동난 회차가 많다.

시오타 감독에 따르면 예스톤의 ‘팬텀’은 클래식한 넘버다. “어떤 곡은 베르디스럽고 푸치니 같다. 또 다른 곡은 모차르트 풍이다. 오페라스러운 면모를 잘 살리려고 노력했다. 원작의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을 따르되 감정을 싣는 데 중점을 뒀다. 음악만 들어도 어떤 상황인지 어떤 감정인지 느껴지도록 수정했다.” 팬텀이 처음 등장하는 신에서는 더욱 음침하고 공포스럽게, 지하동굴 장면에는 물방울 소리를 추가하는 식이다.

편곡은 전체적인 흐름을 봐야 하는 작업이라고 했다. 시오타 감독은 “무대 동선이나 조명, 관객, 오케스트라 선율과 배우의 음색 등을 하나의 감정선으로 전개해야 한다.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라며 “결콘 혼자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동료인 다케우치씨가 잘 따라줬다. 매 장면 공을 들였지만 팬텀의 상황을 알아채는 발레 회상장면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한국 배우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각각의 평가는 삼갔다. “셋 다 다르다. 연기를 잘하면 성량이 좋거나 움직임이 자연스럽다. 좋은 가수는 목소리에 드라마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 명의 팬텀 모두 만족스럽다.” 관객을 향해선 “배우와 시너지를 이뤄 멋진 무대를 볼 수 있을 거다.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오케스트라 음악에 귀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1년만에 다시 돌아온 뮤지컬 ‘팬텀’의 편곡 총괄을 맡은 시오타 아키히로 감독(사진=한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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