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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외국인 매도 전환·리튬가격 하락 등 업황 경고 신호커져"

양지윤 기자I 2023.02.22 08:10:44

삼성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올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는 2차전지주에 대해 3월까지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업황 경고 신호가 커진 상황에서 2차전지주 상승세를 견인하던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하며 투자 주체 변화가 생긴 탓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2일 “1월 중순 2차전지를 둘러싼 업황이 지난해 말 주가조정을 거치고 나서 회복되기 보다 우려의 신호들이 생기기 시작, 2월 현재 시점에서 연초에 고민했던 경고 신호들은 오히려 더 커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장 연구원은 업황 경고 신호로 유럽 1월 판매 5년내 처음 역성장 가능성을 꼽았다. 전기차 시장조사기관 EV 볼륨스가 지난 20일 정리한 1월 유럽 전기차 판매량의 중간집계 잠정치를 보면 10만4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35% 감소했다. 이는 월 판매 추이를 따지기 시작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1월 판매량이 전년에 비해 줄어든 상황이다.

그는 “중간 집계여서 최종 판매량은 조금 더 개선되겠으나 2년 전인 2021년 1월 (11만6000대) 보다도 낮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리튬가격이 14주간 33% 넘게 하락한 점에도 주목했다. 지난해 11월 kg당 581.5위안을 찍었던 리튬(탄산리튬)가격은 14주 동안 33% 넘게 하락했다. 지난 20일 현재 389.5위안까지 내려온 상태다. 이는 지난해 연평균 가격 465위안에 비해서도 16% 낮은 수준이다.

그는 “리튬 가격이 3개월 내리 빠졌다는 것은 다음 분기 양극재 업체들의 판가 하락은 불가피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한 미국 시장에서 중국 업체 제외 기대감은 소멸됐다고 판단했다. 2월 들어 미국 포드는 중국 CATL과 북미 배터리 공장 합작 선언을 공식화했다.

그는 “중국 업체들의 북미 진출 가시성이 생기면서 IRA 법안 통과 이후 미국 전기차 성장성에 기댄 한국 업체들의 성장 프리미엄은 유지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차전지 밸류체인 강세를 이끌었던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한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국 2차전지 밸류체인 주가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51.9% 상승했다. 이를 견인했던 것이 외국인들로 1월 이후 2월 17일까지 누적 순매수 규모는 1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구간별로 보면 지난 주부터 외국인 매수세는 순매도로 전환해 한 주간 3294억원을 팔아 치웠다.

그는 “기관이 동기간 768억원 순매수 했으니 개인 투자자들이 지금 주가 강세를 떠받치고 있다는 얘기”라고 짚었다.

그는 2차 전지 밸류체인에서 보수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개별 업체별로 시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의미있는 규모의 수주 계약이나 중요한 고객 확보 등의 이벤트가 있다면 주가 강세를 이어갈 수 있지만 펀더멘털 변화가 녹녹치 않고 주가 강세 배경에 대한 설명이 충분치 못한데 수급에만 의존한 경우는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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