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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구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단장은 스마트제조혁신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제조데이터센터 및 플랫폼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는 제조데이터 수집 및 활용 인프라 구축을 위해 올해 67억원을 들여 연내 데이터센터(2개소)를 구축하고, 자체 플랫폼 개발을 통해 데이터 인프라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의 제조데이터센터·플랫폼 구축 사업이 중요한 이유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은 네이버나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대기업들의 데이터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하면 되지만, 영세한 중소 제조업체들은 비용 부담 때문에 이같은 플랫폼을 활용하기가 어렵다.
박 단장은 “정부가 저렴하게 중소기업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슈퍼컴퓨터 기반 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해 각자 사업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라며 “ERP(전사적자원관리)나 MES(제조실행시스템) 구축 등 개별 기업에 필요한 데이터 인프라 구축·운영비는 최대 3년까지 정부가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활한 데이터센터·플랫폼 활용을 위해서는 데이터 표준화 수집·저장 체계 마련도 필수다. 기업마다 생산하는 데이터 품질이나 종류가 상이하기 때문에, 데이터 표준화 작업이 안 돼 있을 경우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어렵다.
독일의 경우 ‘AAS’(Asset Administration Shell)라는 자체 데이터 표준화 체계를 통해 동일한 형태로 제조업 현장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우리도 데이터센터·플랫폼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AAS와 같은 데이터 표준화 체계가 필요하다. 박 단장은 “데이터 표준화 체계를 갖춘 독일과 국내 대학과 협업해 오는 5월까지 데이터 표준화 체계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독일이 주도하고 있는 ‘가이아-엑스’(GAIA-X) 프로젝트에 우리 정부가 참여할 지도 관심이다. 가이아-엑스 프로젝트는 독일 주도로 유럽의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일종의 ‘연합 데이터 인프라’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글로벌 기업에 대항해 데이터 주권을 지키면서도, 데이터 활용 분야에서 앞선 유럽 국가들과의 데이터 산업 교류가 가능하다. 이미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독일 측으로부터 가이아-엑스 참여 권유를 받은 상태다.
박 단장은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 클라우드 플랫폼을 많이 활용할수록 데이터 종속성도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가이아-엑스 참여를 통해 글로벌 기업에 대한 종속성 없이 우리가 데이터를 주도적으로 활용하고 공유할 수 있는 방향을 검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