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IT 품은 車..."부팅해 보시죠"

류준영 기자I 2012.06.01 08:40:56

모터쇼 미래형 스마트카 잇따라 선보여

[이데일리 류준영 기자]`번지수를 잘못 짚은 거 아닐까`   자동차 회사 저마다 첨단 기량을 뽐낼 무대로 모터쇼보단 전자쇼를 더 기웃거린다. 부산모터쇼에 참가한 정재희 포드코리아 지사장은 “우리 차는 모터쇼가 아닌 CES(전자쇼)에도 나갔다”며 음성인식기능 `싱크(Sync)`를 꼭 써보고 가란다.

반대로 IT첨단기업들은 모터쇼 행사장서 손님을 맞았다. 반도체 칩셋업체인 인텔코리아 김현태 전무는 “기아차 K9에 `유보` 써봤냐”며 기자 옷소매를 끌어 당겨 붙들고는 꼭 타보고 가란다.

요즘 신차들, `차를 부팅(Booting)한다` 표현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그 변화가 뚜렷하다. 지난 모터쇼때 미래형 스마트카를 보고 `정말 이런 차가 나오긴 나올까` 했는데 그게 벌써 시작된 거다.

  신호등 불필요한 `커넥티트 카` 애플의 창시자 고(故) 스티브 잡스가 사과 로고가 차 보닛에 새겨진 `아이-카(i-car)` 개발을 구상했다는 소식은 전세계 토픽이 됐다. 적어도 신문을 펼쳐 든 현 자동차회사 사장들은 아마 가슴을 쓸어 내렸을 것이다.

`애플이 만약 자동차를 판다면 예상스코어는`이란 질문에 관련 업계 전문가들이 `50%`라는 숫자를 불렀다는 건 믿거나 말거나지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융합한 첨단 인포테인먼트가 자동차 산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시쳇말로 `뽀대나는(멋있다는 뜻의 온라인 용어)` 자동차를 다들 한대쯤 갖고 싶어하지만 최근에는 디자인보다는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기능을 우선하는 분위기다.

△텔레매틱스 △인포테인먼트 △광대역 통신 네트워크가 결합된 차량을 `커넥티드 카`라고 일컫는다. 이 차 개발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율주행차량`, 다시 말해 `무인자동차`이다. 구글은 `스스로 가는 차 시대가 머지 않았다`라며 무인자동차 프로젝트 구글카 1호 주행테스트 성공을 자축했다.

이 차량의 1호 운전자는 다름아닌 맹인 스티브 마한 씨이다. 그가 차 내부에서 한 일이라곤 핸들을 쥐고만 있는 것. 레이저 센서가 달린 차가 실시간 교통상황 정보를 받아 원격 주행한다. 이 모든 작업은 구글 데이터 센터 통제 하에 이뤄졌다.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봤던 `혼자 가는 차`.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곳이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인 구글이라는 점이 이채롭다.

업계 전문가는 “차선이 없고, 신호등이 없어도 차량끼리 통신을 주고 받으면서 원하는 목적지를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게 커넥티트 카”라며 “중국처럼 도로교통이 혼잡한 곳에서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IBM과 구글 등 IT첨단기업들은 `무인자동차가 10년 안에 상용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구글 전자지도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탑재한 프리우스 무인자동차가 20만 마일 운행을 성공한 데 이어 BMW가 올 1월초 BMW5 시리즈에 탑재된 CDC(Connected Drive Connect)시스템으로 아우토반 자율주행을 성공했다.
▲ 스마트카에서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시스템` `360도 카메라 시스템(camera system)` `차량원격진단(on-board diagnostic) 시스템` 등의 기능은 100Mbps 이더넷(Ethernet, 근거리통신망) 케이블 솔루션을 통해 상호 연결돼 작동한다.


`K9-Ⅱ` 스마트 시스템 엿보니 부산모터쇼 기아자동차 부스엔 K9 후속 모델인 `K9-Ⅱ(가칭)`에 탑재될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소개돼 참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운전자 전방 주시 태만을 방지할 목적으로 자동차 전면유리에 속도와 지도, 교통정보가 투영되도록 설계한 `헤드-업 디스플레이` 시스템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연구가 활발한 `증강현실`로 교체돼 주목을 받았다. 전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지나가는 보행자의 움직임을 인지하고, 차선이 이탈된 경우 적색 차선이 표시됐다.

또 NFC 카드를 자동차 키로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운전자가 지니고 있는 NFC카드를 차량허브시스템에 갖다 대면 의자와 핸들이 전후 상하로 움직이면서 운전자 체형에 꼭 맞는 주행상태를 만들었다. 또 자동적으로 차량 상태를 점검한 후 연료가 부족할 경우 가장 가까운 주유소를 자동 검색해 보여줬다.

김주혁 기아자동차 제어설계팀 연구원은 “고객에게 받은 명함에 NFC가 등록돼 있다면 내비게이션에 갖다 대는 동작만으로 행선지를 자동 검색하고 가장 가까운 길을 안내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카 시스템 개발 더딘 이유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015년까지 211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전망했다.

또 시장조사기관인 ABI리서치는 전세계적으로 스마트카는 2016년까지 2억1000만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실제 생산현장을 보면 이런 전망이 지켜질지 의문이다.

우선 자동차 주행환경 특수성에 부닥친다. 또 차량 내 전자기기들의 수와 복잡성이 증가한 데다 본격적인 자동차와 IT융합시장에 적절한 표준이 없는 탓도 한몫을 더한다. 또 통신사와 반도체 칩셋 제조사,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등 각 산업군의 업체들과 기술제휴를 맺는 복합생태계 구축에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K9 `DIS 내비게이션 유보`를 공동개발한 인텔에 따르면 다른 전자제품의 임베디드 프로세서 개발에 통상 18개월 정도 소요됐다면, 유보는 그보다 두 배 가까이 걸렸다.

이에 대해 김현태 인텔코리아 전무는 “자동차는 수십여 킬리미터를 달리기 때문에 충격에 항상 노출돼 있고, 여름ㆍ겨울철엔 차량 내부 기온변화가 극심해 반도체 칩셋에겐 최악의 조건”이라며 “내구성 강한 반도체를 만들고 서비스 신뢰성 테스트를 완료하는 데만 3년은 족히 걸렸다”고 설명했다.

  

▶ Digital쇼룸 관련 동영상 보기 ◀ ☞"어떤 TV 사야할까"...변화무쌍 차세대TV 중간성적표 ☞10년만의...스타트업 벤처 다시 붐업 나선다 ☞스마트폰 시즌2 개봉박두...갤럭시 단독주연 꿰차나 ☞용돈벌이, 스마트폰 `리워드 앱`으로 해볼까 ☞들어는 봤니? 희귀카메라 `시그마·리코`

이 기사는 이데일리TV IT전문 프로그램인 `디지털쇼룸`을 통해 시청할 수 있습니다. 이외 인터넷(IP)TV 쿡TV와 스마트폰•태블릿 애플리케이션, 이데일리TV 홈페이지(www.edailytv.co.kr)를 통해 다시보기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