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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화성 침공'···머스크 '화성이주' 꿈도 현실화될까

강민구 기자I 2021.02.24 05:23:06

1960년 이래 인류 화성 탐사 도전 지속···국가 다양화
과학적 호기심, 국력 과시, 청년 희망 등 이유 달라
美 2035년경 유인탐사 목표···극한 환경 극복 관건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머나먼 우주 속에 빛나는 ‘붉은 행성’ 화성. 화성은 인류가 코로나19 같은 질병, 전쟁, 자원 고갈 등에서 벗어나 가장 이주할 가능성이 큰 행성이다.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주인공인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설립자가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인류를 화성에 이주시키겠다는 계획을 제시해 주목을 받은 행성이기도 하다.

화성이 최근 전 세계 각국이 보낸 탐사선으로 북적이고 있다. 전통적인 우주 강국인 미국이 보낸 로버(화성탐사차량)가 화성대기권 진입부터 화성표면 안착까지 이뤄내는가 하면 중국이 궤도선, 착륙선, 로버로 구성된 ‘올인원(All in One)’ 탐사선을 선보이며 화성 탐사에 불을 지피고 있다. 여기에 우주개발 신흥국인 아랍에미리트(UAE)의 화성 탐사선까지 화성 궤도에 안착하면서 인류의 화성 탐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의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화성표면에 안착하는 장면.(사진=미국항공우주국)


화성 탐사 이유는 각국마다 상이

전 세계 각국들은 왜 지금 화성탐사에 도전할까. 우선 시기적인 측면이 있다. 지구와 화성의 거리는 약 26개월을 주기로 가장 가까워진다. 지름길인 ‘발사의 창’을 이용하면 최적의 궤도를 이용해 화성 탐사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3개국의 발사도 지난해 7월 말 이뤄졌다.

탐사국들의 공통적인 탐사이유는 과학적 호기심때문이다. 화성에서 대기 환경을 분석하거나, 암석·토양 시료를 분석해 고대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수집한 정보들은 인간 유인 탐사를 위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국가별로 우주개발을 바라보는 전략은 다르다. 미국은 인류의 화성 거주를 목적으로 헬리콥터, 이산화탄소·산소변환장치(MOXIE)를 통해 인간 정주 환경 구축을 목표로 신기술을 시험하고, 우주개발을 추진한다. 반면 중국은 유인 화성탐사에 도전하면서 미국에 대응할 우주 강국 건설을 목표로 한다. UAE는 산유국에서 벗어나 젊은 층에게 우주개발에 대한 꿈과 희망을 제시해 우주개발 기술의 산업적 활용과 일자리 창출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목표를 갖고있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중국과 UAE가 우주탐사를 수행한다면 미국은 한 단계 더 높은 우주개발을 통해 인간 정주 환경을 탐색한다”며 “국가별로 다른 관점을 갖고 있지만 국가적인 비전을 기반으로 화성을 개척하는 부분은 인상 깊게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화성 극한 환경 견뎌내야

인류의 유인탐사는 언제쯤 이뤄질까. 지난 1960년 구소련이 인류 최초 화성 탐사선인 ‘마스닉 1호’를 발사한 이래 60여년 간 화성 개척이 이뤄졌다. 구소련(러시아)에 이어 미국, 일본, 유럽, 인도, UAE까지 다양한 국가들이 합류했지만, 화성 표면 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과 구소련밖에 없을 정도로 난이도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갖춘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퍼서비어런스가 채취한 시료를 밀봉해 보관하고, 2026년 7월께 후속 탐사선을 발사해 시료를 지구로 반환할 계획이다. 이후 2035년께 인간 유인 화성탐사도 추진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인탐사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인탐사를 통해 화성 환경에 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하며, 화성의 극한 환경을 견딜 인프라도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다.

수송 문제도 관건이다. 현재 무인탐사선이 화성까지 도달하는데 편도로 6~7개월의 기간이 걸린다. 유인 탐사에서 승무원 무게, 안전장치 등을 고려하면 최소 9개월의 기간이 필요하다. 현재 스페이스X에서 화성까지 가기 위한 우주선 ‘스타십’ 시제품 성능을 검증하는 단계로, 개발이 끝나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민간유인우주선이 왕복한 것처럼 화성까지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유인 화성 탐사가 이뤄지기 위해선 인간이 활용할 인프라도 현지에 구축해야 한다. 화성의 대기는 이산화탄소가 96%이며, 아르곤과 질소 등으로 이뤄져 있다.

기압이 지구 1000분의 7 수준에 불과하다. 기온은 겨울철 영하 160도까지 내려가며, 여름철에는 20도까지 올라가는 등 영하 63도 수준을 유지한다. 인류가 거주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환경이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구와 달리 화성은 자기장이 희박해 태양풍과 우주선에 노출되기 때문에 온도, 방사선 환경에 견딜 방법도 찾아야 한다”며 “중력도 지구 대비 3분의 1수준이며, 계절풍이 불 때 모래바람으로 뒤덮인다는 특징에 대비한 해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화성에서 필요한 물건을 현장에서 만들어 조달하는 우주자원현장활용(ISRU)에 대한 국제협력과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

신휴성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미래융합연구본부장은 “달 탐사를 비롯해 화성 탐사가 단순히 왕복하는 개념을 넘어 오랜 탐사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패러다임으로 전환 중이며, 인간이 달에 머물기 위한 기반 시설 구축에 대한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며 “반복적인 탐사활동에 필요한 인프라를 현지에서 조달해 블록, 건설자재를 만드는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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