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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단 하나도 버릴 게 없다" 나무의 변신…한솔홈데코 익산공장

박경훈 기자I 2017.08.11 06:07:00

한솔홈데코, '단일 라인 기준' 국내 최대 규모 MDF 생산 공장
폐목재 활용해 발전 설비 가동…60억원 추가 수입 올려
1996년, 뉴질랜드에 565억원 투자해 8871ha 규모 조림면적 확보
MDF, 마루 넘어 종합 인테리어 업체로 도약 중

한솔홈데코 익산공장 전경. (사진=박경훈 기자)
[익산=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지난 4일 서울에서 자동차로 3시간을 달려 ‘단일 라인기준’ 국내 최대 규모(연간 생산량 35만㎡) 중밀도 섬유판(MDF) 생산능력을 갖춘 한솔홈데코 익산공장을 찾았다.

1995년 세워진 대지 33만㎡(10만평) 규모의 한솔홈데코 익산공장은 나무를 가공해 제재목과 MDF 그리고 고밀도섬유판(HDF)등을 생산한다. MDF는 일반 가구 소재, HDF는 마루 소재로 쓰인다. 폐목재를 활용한 100% 바이오매스 원료로 연간 3만㎽ 전기를 생산하는 친환경공장이다. 지난해 한솔홈데코는 매출 2353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을 기록했다.

공장 입구를 넘어 한 걸음 다가서니 벌써 기분좋은 소나무향기가 코끝에 퍼졌다. 이곳을 총괄하는 황재민(52) 공장장을 따라 야적장에 도착했다. 그는 쌓여 있는 나무를 가리키며 “크기가 작은 것은 국내산 ‘리기다 소나무’고 큰 것은 뉴질랜드산 ‘라디에타 소나무’”라고 설명했다.

국내서 자란 리기다 소나무(위쪽)와 뉴질랜드서 들여온 라디에타 소나무가 야적장에 쌓여있다. (사진=박경훈 기자)
565억원 투자해 자체적으로 나무 조달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북미산 리기다 소나무는 일제강점기 한국땅에 처음 들어온 종이다. 생명력이 강하지만 목재로서 활용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반면 남반부에 주로 자라는 라디에타 소나무는 최대 30m까지 자라고 품질이 좋아 각종 목재품에 쓰이는 대표적 종이다. 한솔홈데코는 지난 1996년 565억원을 투자해 뉴질랜드 동쪽 해안에 8871ha에 해당하는 조림면적도 확보했다. 향후 자체적으로 나무를 조달할 계획이다.

라디에타 나무는 공사현장에서 쓰이는 네모난 제재목을 만드는 과정인 ‘박피’를 우선 거친다. 제재목을 만들고 남은 목재 부산물이 바로 MDF의 주 원료가 된다. 재생칩과 폐재물은 170℃의 고온스팀을 거치며 부드러워지는 과정, 연화를 거친다.

야적장에 쌓여있는 나무는 제재목(위쪽)과 재생칩 및 폐재 등으로 나뉘는 과정을 거친다. (사진=박경훈 기자)
황 공장장은 “연화를 거친 후에는 나무칩을 잘게 갈고 말린다”고 설명했다. 작업 끝나면 가루가 모여 마치 솜처럼 변한다. 직접 만져보니 뽀송뽀송한 촉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지만 30도가 훌쩍 넘는 날씨에 고온스팀 작업까지 이뤄지니 공장 내부는 마치 사우나에 있는 듯했다.

이 가루들을 판상형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프레스(압축) 과정을 거쳐야한다. 국내 최장 길이(38m)를 프레스를 지나고 나서야 MDF판이 완성됐다. 막 나온 따뜻한 판에 손을 대보니 기분 좋은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완성된 MDF는 일반 가구·인테리어 가공업체에 공급된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34%(808억원)가 바로 이 MDF에서 나왔다.

완성된 MDF를 직원이 검사중이다. (사진=한솔홈데코)
포름알데히드 전혀 사용하지 않아

밀도가 높은 HDF를 이용해서는 합판·강·강화마루를 포함해 차세대 마루로 평가받은 SB마루를 제작한다. 불에 약한 강마루와 강화마루의 약점을 보완한 SB마루는 면은 특수 표면 처리 기술인 EB(Electron-Beam)코팅을 적용한 올레핀 마루 표면재를 사용한다. 마루 표면이 불에 탔을 시에도 물과 이산화탄소만을 배출해 인체에 무해하다. 황 공장장은 “특히 SB마루는 국내 최초 아토피·항곰팡이 인증을 받았다”며 “신체와 직접 맞닿는 부분인 마루 표면재 및 표면제를 붙이는 접착제에 포름알데히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고 강조했다.

황재민 한솔홈데코 익산 공장장이 제품 생산과정을 설명 중이다. (사진=박경훈 기자)
한솔그룹에서 27년, 그 중 15년을 한솔홈데코 익산공장에서 근무한 황 공장장은 2년 전 이곳의 선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후 원가절감·연구개발(R&D)·에너지 사업 등 3대 혁신을 집중적으로 추진해왔다. 황 공장장은 “2015년 100억원을 필두로 지난해 80억원의 원가절감을, 올해는 50억~60억원 정도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R&D 측면에서는 SB마루를 필두로 한 기술력과 종합 인테리어사로 발돋움할 전략을 피력했다. 이어 “현재 3기의 열병합 발전소를 통해 연간 60억원의 추가 수입을 올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에너지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방향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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