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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공포에 코스피 2700선 위협…대응 전략은

김윤지 기자I 2022.02.23 08:09:30

오후 들어 낙폭↓…“단기 변동성 확대 우려”
“14년 당시 결국 낙폭 만회, 저점 매수 기회도”
원유 레버리지 ETN 8%대 급등, 농산물도 쑥↑
높은 원유 의존도…“舊경제 중심 마진 훼손”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22일 코스피 지수가 1%대 하락하면서 2700선을 위협받았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긴장감 고조에 한때 2600선으로 밀려났지만,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회의 반대 의견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오후 들어 낙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사진=연합뉴스)
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보다 37.01포인트(-1.35%) 하락한 2706.79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2705선에서 하락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한때 2690선까지 미끄러졌지만, 다시 낙폭을 줄이면서 2706선에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면서 868선에서 마무리됐다.

“무력 충돌 가능성↓, 영향 제한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평화유지군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진입할 것을 명령했다는 소식이 이날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대에 따른 달러 강세를 반영해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95원까지 상승하는 등 환율도 수급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전일 미국 증시는 ‘대통령의 날’로 휴장했으나, 일본 닛케이225 지수와 대만 자취안 지수가 각각 -1.71%, -1.38% 하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 전반이 부진했다. 중국 상하이 종합도 -0.96% 밀렸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로 투심 위축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겠지만, 러시아와 서방국가의 무력충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돈바스 지역의 분리독립 선언 후 러시아 군 진출의 패턴은 2014년 크림반도 사태와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무력충돌 없이 우크라이나 군의 크림반도 철수로 상황이 종료됐듯,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수준에서 일단락되는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적 방안이란 분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림반도 분쟁 시기 당시 코스피 지수는 2주간 -3% 조정됐고, 우크라이나 군대가 크림반도에서 철수하면서 교전 가능성이 해소된 시점을 저점으로 1주일 만에 낙폭을 만회했다”며 “이번에도 미국이 무력시위에 나선다면 그때가 변동성이 가장 커진 시점으로, 이 시기 코스피 분할매수 대응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원자재 강국 러시아, 인플레 우려


문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려되는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당시 러시아 기업과 정부관료에 대해 광범위한 경제제재가 이뤄졌다. 이날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에 새로운 제재 부과를 예고했다.

러시아는 주요 원유 생산국이자 세계 1위의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경제재재는 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준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물 가격은 한국시간 22일 오후 4시 40분 현재 배럴당 94.56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3.71% 상승 중이다. 실제 이날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등이 8%대 급등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우크라이나 수출입 비중은 각각 0.1%, 러시아는 수출 1.5%, 수입 2.8%로 경제 노출도가 미미한 수준이지만, 러시아산 에너지 원료 의존도는 약 10%로 적지 않다.

또 러시아는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13%, 니켈 생산의 10%를 차지한다. 이를 반영하듯 대신 2X 철광석 선물 ETN(H)(8.53%)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 ETN(H)(4.46%) 등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각종 상장지수증권(ETN)이 올랐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의 농산물 경작 면적이 전 세계 2%를 차지하는 만큼 메리츠 레버리지 대표 농산물 선물 ETN(H), 미래에셋 레버리지 옥수수 선물 ETN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높은 원유 의존도와 반도체 공급망 차질 등으로 한국 경제의 간접 타격도 우려된다. 신한금융투자는 “국제유가 상승은 정유, 철강, 화학, 선박, 자동차, 건설 등 구경제 중심 마진 훼손을 가져온다”면서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도달할 경우 한국 경제 성장률이 0.3%포인트 하향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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