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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 “메모리가 없으면 인공지능도 없다”

선상원 기자I 2017.09.20 06:00:01
[김정호 KAIST 연구처장·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마침내 인공지능 시대가 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벽이 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인공지능은 특히 영상 인식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상당히 정확한 인식율을 보인다. 추후 음성인식뿐만 아니라 감정인식까지 결합하면 인공지능이 스토리를 인식할 수 있게 된다. 나중에 소설도 쓰게 된다. 그러면 인공지능이 미래 예측이 가능하고, 마침내 인간에 근접할 수 있게 된다. 이제 인공지능은 동성애자와 이성애자도 구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신입사원 입사 면접, 친구 소개도 인공지능 카메라 앞에서 질의 응답하고 컴퓨터가 판단하거나 추천하게 될 것으로 본다. 대기업 시험에 수 만 명 이상이 지원한다면 언제 모두 면접 시험을 볼 수 있겠는가? 인공지능이 이력서, 자기 소개서와 영상 면접을 비교하고 판단하는 것이 더 공평할 수 있다. 사람은 수 만 명을 면접 볼 수 없다.

그런데 인공지능에 가장 필요한 반도체가 바로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인공지능의 학습과 판단에 절대 필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가 DRAM 과 낸드플래쉬 메모리이다. DRAM 은 속도가 빠르나 전기를 끄면 지워지는 메모리로 주로 인공지능 서버에 들어간다. 낸드플래쉬 메모리는 데이터센터에 주로 들어가는 메모리로 전기를 꺼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리고 용량이 크나 속도가 느리다.

일단 인공지능이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게 된다. 우리가 구글을 통해서 검색하게 되면 우리가 검색하는 단어, 시간, 장소 등 관련 정보를 모두 기억하게 된다. 구글 데이터 센터 어딘가에 저장하게 된다. 하루에 스마트 폰 쓰는 만큼 구글은 데이터를 메모리에 저장하는 것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 등 대부분의 빅데이터 플랫폼 회사들은 메모리를 필요하게 된다. 이런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인공지능이 학습하게 된다. 우리가 지금까지 태어나서 현재까지 얼마나 많은 학습을 했을까? 5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빅데이터는 순식간에 인공지능을 학습시킨다. 그래서 빠른 메모리가 필요하다. 바로 이 빅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서 무한대의 메모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낸드플래쉬 메모리 사업의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에는 딥러닝이라는 네트워크가 주로 쓰인다. 딥러닝 네트워크에는 변수와 연결선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인공지능 학습을 위해서는 변수를 결정해 나아간다. 이 변수는 빅데이터를 학습함으로써 채워나간다. 이론적인 접근이 아니라 단순히 학습을 통해서 채워 나간다. 그래서 인공지능 딥러닝은 일종의 블랙박스이다. 알 수도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단지 결과만 믿을 뿐이다. 이 변수들을 메모리에 저장하게 된다. 인공지능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딥러닝 네트워크의 층수를 늘리게 되고, 결국 변수가 늘어나고, 메모리가 더 필요하게 된다. 학습과정에서는 이 변수는 DRAM 에 저장하고, 학습이 끝나면 낸드플래쉬 메모리에 저장한다. 빨리 학습을 하려면 DRAM 이 빨라야 한다.

인공지능이 학습을 마치게 되면 이제 본격적으로 인식, 판단과 예측을 하게 된다. 동성애자 인지, 이성애자 인지도 판단하고, 우리 회사와 맞는지, 정직한지도 판단한다. 또한 친구 소개의 경우 두 사람의 성격과 가치관이 맞는지도 봐야 한다. 특히 영상이나 음성은 많은 데이터 양을 처리해야 한다. 인공지능 서버는 프로세서로 GPU 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인데, 수많은 양의 영상 또는 음성 데이터를 GPU 에 전달하고, 또 계산 이후에 다시 메모리에 저장해야 한다. 이때 계산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고속 DRAM 을 가장 가까이 설치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설 날이 곧 온다. 10 년이 걸릴 수도 있고 30 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런데 그 가장 핵심중인 이유 중에 하나가 반도체 메모리의 성능에 있다. 인간의 뇌와는 달리 지워지지 않는다. 반응 속도도 빠르다. 용량이 무한대이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메모리 산업에서 1 등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인간이 인공지능과 공평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메모리 수명을 100 년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인간의 수명이 100 년이다. 요즘 국회가 시끄럽다. 이 법안에 대한 논의를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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