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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 회장의 원대한 도전 '월드 베스트 CJ'

김태현 기자I 2017.05.18 05:50:00

이재현 CJ 회장, 4년만에 경영 복귀
올해 투자규모 전년대비 2.5배 수준
글로벌 기업 M&A 통한 외연 확장

17일 수원 광교신도시 ‘CJ블라썸파크’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석한 이재현(가운데) CJ그룹 회장이 함께 참석한 박근태(왼쪽부터) CJ대한통운 대표, 김철하 CJ제일제당 부회장, 아내 김희재 여사, 이채욱 CJ그룹 부회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CJ그룹 제공)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월드 베스트 CJ 만들어야 한다”

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 공식 복귀했다. 2013년 7월 구속 기소된 이후 약 4년 만이며, 지난해 8월 광복절 특별 사면을 받은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 회장은 이날 경영 복귀와 함께 2020년까지 ‘그레이트 CJ’를 넘어 2030년 3개 이상 사업 부문에서 세계 1위를 달리는 ‘월드 베스트 CJ’를 만들겠다는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이재현 회장의 복귀로 그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던 국내외 인수·합병(M&A) 등 대규모 투자도 속도를 받을 전망이다. 특히, 오너의 부재로 그동안 대규모 투자가 지연된 탓에 성장 한계에 직면한 외식 사업과 물류 사업에 대한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 “2030년 월드 베스트 CJ 만들자”

이재현 회장은 17일 수원 광교신도시 CJ그룹 연구개발소 ‘CJ블로썸파크’에서 열린 CJ블로썸파크 개관식 겸 ‘2017 온리원 컨퍼런스’에 참석해 경영 일선 복귀를 공식 발표했다.

이 회장은 이날 개관식에서 “2010년 제2도약 선언 이후 획기적으로 비약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그룹경영을 이끌어가야 할 제가 자리를 비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하였고, 글로벌사업도 부진했다. 가슴 아프고 깊은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터 다시 경영에 정진하겠다”고 “그룹의 시급한 과제인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미완의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겠다. 이를 위해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현 회장을 비롯해 이채욱 CJ그룹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097950)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임원과 통합연구소 직원 등 약 300여명이 참석했다. 아내인 김희재씨와 아들 이선호 CJ그룹 부장과 딸 이경후 CJ 미국지역본부 상무도 참석했다.

이재현 회장은 이날 2020년 ‘그레이트CJ’를 넘어 2030년 ‘월드 베스트 CJ’ 달성을 강조했다.

이재현 회장은 “2030년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월드 베스트 CJ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온리원 콘퍼런스에서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실현하는 그레이트CJ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우선 그레이트CJ 달성을 위해 올해 5조원을 비롯해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컨텐츠 등의 분야 M&A를 포함 3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직접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공개됐던 환자복에 마스크와 모자를 둘러싼 모습 대신 정돈된 머리에 회색 양복을 갖춰 입고 개막식 식수 행사에 참여했다.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휠체어를 이용했지만, 시종일관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CJ그룹 관계자는 “몸상태는 약 70%까지 회복됐다”며 “항상 관리가 필요한 유전병이긴 하지만 지난해 재판 때보다 몸무게도 5㎏ 정도 늘어나는 등 많이 호전된 상태”라고 말했다.

◇‘미완의 사업’ 외식·물류 투자 집중

이재현 회장이 2030년까지 월드 베스트 CJ를 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3년 뒤인 2020년 그레이트 CJ를 달성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월드 베스트 CJ를 달성까지는 갈 길이 멀다.

CJ그룹은 우선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해외 매출 비중 70% 달성을 목표로 하는 그레이트 CJ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공격적인 글로벌 기업 M&A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CJ그룹 매출은 30조원을 소폭 웃돌았고, 해외 매출 비중은 30%를 밑돌았다. 목표에 크게 밑도는 수치다. 글로벌 기업 M&A 말고는 뚜렷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사업별로는 외식 사업과 물류 사업 그리고 바이오 사업에 대한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외식 사업인 CJ푸드빌의 경우 지난해 흑자전환하는 등 실적이 개선됐지만, 해외사업 부문 적자가 지속되는 등 아직까지 2020년 그레이트 CJ 목표 달성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CJ푸드빌은 2020년까지 CJ푸드빌은 4년뒤 국내 매출 3조3000억원, 해외 매출 3조5000억원, 총 6조8000억원 매출을 달성하고, 전 세계 총 7300여개 매장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반해 지난해 매출은 1조3916억원, 전 세계 매장 수는 총 2546개로 절반 수준이다.

CJ푸드빌은 ‘한류 식문화 확산’이라는 자사 브랜드 해외 진출에만 집중했지만, 글로벌 외식기업 M&A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둔 만큼 글로벌 기업 M&A도 기대된다. CJ푸드빌은 앞서 지난해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인수금액 등을 이유로 중도하차한 바 있다.

물류 사업인 CJ대한통운(000120)은 글로벌 기업 M&A를 통해 계속해서 외연을 확장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올해 들어서만 인도 ‘다슬 로지스틱스’와 아랍에미리트(UAE) ‘이브라콤’, 베트남 ‘제마뎁’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M&A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3년 미국 물류사와 2015년 싱가포르 물류사 인수 실패로 돌아갔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조(兆) 단위의 금액이 오고 가는 만큼 오너의 부재로 그만큼 인수 결정이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 이 회장의 공식 경영 복귀로 M&A에 필요한 자금 숨통도 틔이게 됐다.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M&A를 활발하게 진행하겠다”며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을 아우르는 큰 M&A도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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