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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수 던진 수낵 英총리, 7월 4일 조기 총선…"미래 결정할 순간"(종합)

김상윤 기자I 2024.05.23 06:07:31

찰스3세와 총선 위한 의회 해산 요청
英경제 회복에 자신감…지지세 확인 가능
제1야당 노동당 환영…"재건 시작하자"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7월 4일 차기 정부를 결정할 조기 총선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수낵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한 깜짝 연설에서 오는 7월 4일 조기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낵 총리는 이날 찰스 3세 국왕과 만나 다음 총선을 위한 의회 해산을 요청했고 찰스 3세가 이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분이 만들어온 미래를 바탕으로 나아갈지, 원점으로 돌아가는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 결정할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수낵 총리는 최근 총선이 올해 하반기에 치러질 것이라고 여러번 밝히긴 했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제시하지 않았다. 영국에서 다음 총선은 내년 1월까지 치르면 되지만, 총리가 그보다 빨리 총선일을 정할 수 있다.

수낵 총리가 조기 총선카드를 꺼내든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어려움을 겪은 영국 경제가 차츰 회복세를 보이면서 영국 국민들로부터 지지세를 확인하겠다는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은 지난해 3, 4분기 연속 마이너스 경제 성장률로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진 뒤 올해 1분기 플러스로 전환했다. 이날 발표된 4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021년 7월 이후 최저인 2.3%로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의 목표치(2%)에 근접하고 있다.

수낵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가 힘겹게 얻어낸 경제적 안정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수 있는 건 내가 이끄는 보수당 정부뿐”이라며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보호를 여러분께 제공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집권 보수당은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면서, 올해 들어서는 제1야당 노동당에 20%포인트 차로 뒤지고 있다. 지지율 강세에 힘입어 조기 총선을 촉구해온 노동당은 총선을 치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수낵 총리의 발표 이후 사전 녹화된 영상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려 “보수당 집권 14년을 거쳐 이제 제대로 작동되는 것이 없는 것 같다”며 “혼란을 멈추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 재건을 시작하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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