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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장관 전공의에 호소 "정부 진심 의심 말아달라"

이지현 기자I 2024.02.12 10:50:24

복지부 공식 SNS에 호소문 올려
보건의료 정상화 소통 강화 약속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하여 현장에서 많은 반대와 우려가 있는 점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병원을 지속 가능한 일터로 만들고자 하는 정부의 진심은 의심하지 말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1일 복지부 SNS에 ‘전공의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이같은 내용의 호소문을 올렸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응급진료체계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사진=복지부 제공)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더 많이 배우고, 경험을 쌓고자 하는 열정, 책임감 있게 맡은 일을 수행하는 성실함, 환자에 대한 헌신에 기대어 긴 근로 시간과, 혹독하기까지 한 업무량이 전공의들에게 주어져 왔다”며 “병원, 특히 중증과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큰 병원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업무와 부담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그간 우리는 어쩔 수 없는 현실로 이를 받아들여 왔다. 이제는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와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이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안고 있었던 해묵은 보건의료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려운 일을 하는 의사들이 노력과 희생에 합당한 보상과 존중을 받고, 과도한 사법적, 행정적 부담은 덜며,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규홍 장관은 “정부가 이야기하는 정책들의 효과가 지금은 바로 체감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정부는 지역과 필수의료의 위기를 극복하고, 의료체계를 살리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에서 가시적인 변화를 빠르게 이루어내기 위해 의료사고 안전망 등의 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 그 과정에서 전공의들을 비롯한 현장의 의사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할 것 또한 약속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 장관은 “청년의사들이 우리나라 미래 의료의 희망”이라며 “여러분들을 처음 의사의 길로 이끌었던 마음, 좋은 의사가 되어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자 했던 마음을 국민은 변함없이 믿고 있다. 여러분 자신과, 미래에 대한민국 보건의료를 함께 책임질 후배들이 더 나은 여건과 문화 속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체계를 정상화하는 긴 여정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은 호소문 전문이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덜어주고 생명을 살리는 것처럼 어려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있어 아주 작은 실수도 없도록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응급상황에는 지체없이 달려가고, 10시간이 넘도록 수술대에 서고, 환자를 위해 밤새도록 전세계의 연구논문을 들여다보시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최선의 노력을 다했음에도 어쩔 수 없이 환자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먹먹한 감정을 채 추스르기도 전에 사법적 절차에 대한 두려움과 마주해야 하는 고충은 엄청날 것입니다. 겪어보지 않았기에 그 모든 어려움을 온전히 이해한다고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힘들지만 가장 중요한 일을 선택하신 전공의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존경과 감사, 격려만으로는 이 체제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우리의 삶에 대한 기대와 가치관도 분명히 변했습니다. 그러나 법과 제도, 문화가 시대를 아직 따라가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보건의료 분야도 그 예외는 아닙니다.

더 많이 배우고, 경험을 쌓고자 하는 열정, 책임감 있게 맡은 일을 수행하는 성실함, 환자에 대한 헌신에 기대어 긴 근로시간과, 혹독하기까지 한 업무량이 전공의들에게 주어져 왔습니다. 병원, 특히 중증과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큰 병원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업무와 부담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그간 우리는 어쩔 수 없는 현실로 이를 받아들여 왔습니다. 이제는 바꾸어야 합니다.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와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안고 있었던 해묵은 보건의료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한 것입니다. 어려운 일을 하는 의사들이 노력과 희생에 합당한 보상과 존중을 받고, 과도한 사법적, 행정적 부담은 덜며,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는 것입니다.

또한, 전공의들이 과중한 업무로 인해 오히려 수련에 집중하지 못하는 체계를 개선하여 수련기간 동안 본인의 역량과 자질을 더 잘 갈고닦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의 삶을 찾아주는 사람들이 본인의 삶도 함께 찾을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은 항상 어려울 수밖에 없지만, 적어도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일에 함께하여 부담이 줄어들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하여 현장에서 많은 반대와 우려가 있는 점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병원을 지속 가능한 일터로 만들고자 하는 정부의 진심은 의심하지 말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정부가 이야기하는 정책들의 효과가 지금은 바로 체감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지역과 필수의료의 위기를 극복하고, 의료체계를 살리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이행할 것입니다.

현장에서 가시적인 변화를 빠르게 이루어내기 위해 의료사고 안전망 등의 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전공의들을 비롯한 현장의 의사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할 것 또한 약속드립니다.

정부와의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이러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다시 무너질 수 있다는 점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번 위기를 함께 잘 극복한 경험이 정부와 의료계 간 소통과 믿음, 상호 존중의 밑거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청년의사들은 우리나라 미래 의료의 희망입니다.

여러분들을 처음 의사의 길로 이끌었던 마음, 좋은 의사가 되어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자 했던 마음을 국민은 변함없이 믿고 있습니다.

함께 하면 멀리 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 자신과, 미래에 대한민국 보건의료를 함께 책임질 후배들이 더 나은 여건과 문화 속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체계를 정상화하는 긴 여정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2월 11일

보건복지부 장관 조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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