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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과 연출을 맡은 윤상원(33) 연출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6년 전 극단을 창단한 뒤 공연을 하다 손해를 많이 본 때가 있었다”며 “마침 반지하방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때 패닉의 노래 ‘달팽이’를 듣다 ‘무인도 탈출기’를 구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작품은 취준생인 동현과 봉수, 수아가 상금 500만원의 연극 공모전에 함께 도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꿈을 이룰 수 없어서, 또는 꿈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 답답해 하던 이들 세 청춘은 반지하방을 이상향과 같은 무인도로 삼아 각자 생각하는 꿈에 대한 상상의 날개를 펼쳐보인다.
면접 결과를 기다리며 안절부절 못하는 봉수, 취업이 번번이 좌절되면서 오히려 백수의 삶을 즐기는 동현, 알바 인생이지만 매일 밝은 표정을 잃지 않는 수아는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열심히 삶을 이어가고 있는 MZ세대의 표상이다. 현실적이면서도 공감가는 캐릭터는 윤상원 연출의 개인적인 경험과 주변 친구들의 모습이 반영된 결과다.
윤상원 연출은 “나도 한때는 취업 준비를 하고 실업 급여를 받으며 지낸 적이 있다”며 “동현과 봉수는 반지하방에서 지내던 나의 양가적인 모습을 담은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아는 ‘난 꿈이 없는 게 아니라 찾고 있다’는 모티브를 준 친구에게서 캐릭터를 많이 빌려왔다”며 “친구들도 이 작품을 보고 많은 응원을 받아갔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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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과 반지하방을 표현한 정겨운 무대 세트,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위로를 전한다는 점은 창작뮤지컬의 대명사 ‘빨래’의 정서와도 닮아 있다. 윤상원 연출은 “‘빨래’처럼 오픈런 공연으로 선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작은 극단의 작품이기에 구체적인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며 “매년 공연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꾸준히 무대에 올리며 성장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배우 박영수·안재영·박건이 동현 역을, 박정원·강찬·김동준이 봉수 역을, 박란주·손지애·이휴가 수아 역을 맡는다. ‘무인도 탈출기’는 오는 8월 1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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