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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5G 고객은 얼마?..통신사들, 판매점 점주 불법 개통까지 동원

김현아 기자I 2019.04.06 10:00:45

판매점주 개통하면 50만원 추가 지원..불법 소지 커
5G 첫날 총 가입자 4.2만명..과열 경쟁 탓
LG유플러스 과잉홍보 논란도
5G 통신망부터 제대로 구축해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강원도 산불이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한 5일(어제), ‘갤럭시S10 5G’ 단말기에 대한 일반인 개통이 이뤄졌다. 3일 야심한 시각(23시)에 미국 버라이즌을 제치고 1호 가입자에 대한 세계 최초 개통을 이뤘지만, 대리점에서 5G 단말기를 만져 보고 살 수 있는 것은 이날부터였다. 그런데 5G 상용화 첫날, 각종 불법 행위가 난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판매점주 개통하면 50만원..불법 소지 커

6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한 통신사는 <갤럭시S10 5G 시드폰 정책>이라는 게릴라성 공지를 통해 판매점 점주가 자사 5G에 가입하면 50만 원을 지원한다. 이데일리가 입수한 카카오톡 대화록에 따르면 ‘4.4 접수, 4.5 개통조건, 매장별 1개 쿼터 한정,요금제 5G 프리미엄(9.5만), 조건 50만원 지원’이라는 내용으로 판매점주에게만 추가 혜택을 주고 있다.

또다른 통신사는 판매정책팀이 만든 ‘(도매)판매점주 5G 전환지원’이라는 정책을 통해 4월5일부터 6일까지 갤럭시S10(+) 5모델에 대해 판매점 대표자 명의로 기간내 5G를 개통할 경우 추가로 10만원을 더 준다.

이처럼 통신사가 유통점 대표에게 자사 5G 가입 시 혜택을 주는 것은 일반 고객과 특정 계층(판매점 점주)을 차별한 것이어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위반 소지가 크다.

게다가 판매점 점주들은 통신사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가게를 운영한다는 점에서 판매점 입장에선 이런 행위를 강매로 느낄 수 있다.

강남역 U+5G 팝업스토어 ‘일상로5G길’에서 진행된 세계 최초 5G스마트폰 삼성전자 ‘갤럭시 S10 5G’ 개통 전야제에 참석한 가수 청하가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 김새라 상무(사진 왼쪽)와 삼성전자 IM영업3그룹장 최영 상무와 함께 기념촬영을 진행하는 모습.
서울 서초구 ON식당에서 열린 ‘갤럭시S10 5G’ 출시행사에서 1등 당첨자 오원창(왼쪽 2번째) 씨가 영화배우 이제훈(왼쪽), 삼성전자 IM영업2그룹장 박훈종 상무(왼쪽 3번째), KT 영업본부장 안치용 상무(오른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텔레콤 ‘갤럭시 S10 5G’ 개통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케익을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 김연아 전 선수,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 현장 1호 개통 고객 이유건 씨, 윤남호 삼성전자 한국총괄 IM영업 1그룹장.
◇5G 첫날 총 가입자 4.2만명..과열 경쟁 탓

이날 저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이동통신3사가 보고한 바에 따르면,일반인 개통 첫날 이통3사의 총 5G 가입자 수는 4만2천명 정도 된다. 이 숫자대로라면 연말까지 1000만이 넘는 5G 가입자가 나온다. 하루에 4만2천명씩 남은 8개월(240일)을 곱하면 연말 5G 가입자가 1008만 명이나 되는 것이다.

연말 국내 5G 가입자를 200만 명으로 예상했던 SK텔레콤이나, 320만 명으로 예상했던 KT의 전망과 차이가 크다.

통신사 관계자는 “5G 개통 첫 날 1등을 하려던 자존심 경쟁때문에 가입자 부풀리기가 상당했던 것 같다”면서 “하루,이틀동안 1등한다고 세상이 변하진 않지만 경쟁때문에 그렇다”고 하소연했다.

◇LG유플러스 과잉홍보 논란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과잉 홍보도 논란이다.

LG유플러스는 이날 오후 3시 40분에 ‘15시 기준 갤럭시 S10 5G 가입자 1만5천명 돌파’라는 보도자료를 냈고, 오후 6시 37분에 ‘18시 기준 갤럭시 S10 5G 초기 물량 완판’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는데, 이날 저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보고한 숫자 역시 1만5천명 정도였다.

자료와 정부 보고가 모두 사실이라면, LG유플러스는 이날 오후 3시에 첫 날 가입자를 거의 모았고, 3시부터 6시까지는 사실상 가입자가 거의 없었다는 의미가 된다. 그럼에도 ‘6시 기준 초기 물량 완판’이라는 자료를 내서, 마치 ‘2만 대 이상 개통했겠구나, 5G는 LG유플러스가 잘하네’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5G 통신망부터 제대로 구축해라

통신사들은 세계 최초 5G에 들떠 너도 나도 5G 압승을 외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5G로 쓸 수 있는 특화 서비스가 많지 않은데다, 커버리지도 서울과 수도권 위주이기 때문이다. 물론 5G 기지국이 없는 곳에서도 LTE로 통화는 되지만, 비싼 단말기에 비싼 통신요금을 주고 당장 5G에 가입할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이 많지 않다.

변재일(더불어민주당)의원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이동통신3사 5G 기지국, 장치 지역별 현황 (4월 3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통신3사는 서울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 5G 기지국을 80%~100% 집중하고 있다. 5대 광역시를 뺀 지방(그외 지역)에는 기지국을 하나도 구축하지 않은 회사도 있다.

IT 스타트업 대표는 “5G를 연말쯤 가입할까 한다”면서 “지금은 서비스도 별로 없고 속도도 LTE보다 별로 빠르지 않다. 통신사들에겐 통신망 구축이 기본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출처: 변재일 의원실이 과기정통부에서 제출 받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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