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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지 신재생]인구50만에 전력 공급하는 '바닷물의 힘'..年86만배럴 기름 대체

정태선 기자I 2018.11.02 06:00:00

최초 조력발전소, 사랑받는 문화공간으로 변신

시화조력관리단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반 거리, 남서쪽으로 약 40㎞ 떨어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작은 가리섬에는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있다. ‘죽음의 호수’로 불리던 시화호가 환경복원을 넘어 대기환경 개선과 청정에너지 생산의 요람으로 주목받게 한 주인공이다.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로 국내 청정 신재생 에너지 개발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는 곳이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달의 인력에 의해 발생하는 밀물과 썰물 때의 해수면 수위차이를 이용해 수차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2004년 착공 이후 7년여의 공사기간을 거쳐 2012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프랑스 랑스 발전소보다 1만4000kW 더 커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 조력 발전소다. 축구장 12배 크기인 13만8000㎡ 부지에 건설됐다. 발전 시설용량은 1일 2만 5000㎾의 발전기 10대로 일간 25만㎾, 연간 552GWh의 발전을 한다. 연간 552GWh는 소양강댐 발전량의 1.6배 규모로 일반 가정에서 1인당 하루 평균 3㎾의 전력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총 50만명에게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인근 시흥시의 인구가 45만명임을 감안할 때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조력발전으로 연간 86만2000 배럴의 유류 대체 효과를 보고 있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440억원에 달한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환경적인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시화호는 1994년 국토 확장과 용수 확보를 목적으로 경기 시흥시 오이도와 안산시 대부도를 연결하는 방조제를 건설하면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호수다. 그런데 상류로부터 오염 물질이 흘러들어 수질이 악화되고, 오수와 각종 악취로 우리나라 인공호수 중 오염의 대명사로 꼽히며 ‘죽음의 호수’로 불리게 됐다. 정부가 시화호 담수화 계획을 포기하고, 호수 전체를 바닷물과 유통시키기로 결정한 이유이다.

일반적으로 조력발전소는 발전시설 건립비용보다 방조제 건설비용이 3배나 더 들고, 전기를 생산할 만한 조수간만의 차 발생지역도 제한적인데다 방조제 건설로 인한 생태계 악영향 등의 이유로 실제 가동하는 조력발전소는 많지 않다.

하지만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이미 건설한 방조제를 활용하면서 망가진 환경을 되살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수차발전기 10기, 수문 8개로 구성된 발전소가 준공되면서 시화호의 수질은 급속도로 개선됐다. 수문과 수차를 통해 하루에 오가는 물의 양이 1억6000만t이며 이는 시화호 전체 수량(3억2000만t)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다. ‘죽음의 호수’라던 시화호의 수질이 가동 후에 바다와 같아졌다.

이용호 시화호 조력발전운영 차장은 “시화호는 조력발전소가 건설되기 전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17ppm이던 수질이 바닷물과 동일 수준인 2ppm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조류가 146종, 23만 개체로 늘어났다. 천연기념물과 저서생물도 계속 늘고 있다”고 자랑했다.

조력발전은 한쪽 방향으로만 발전이 이뤄지는 단류식(單流式)과 양방향에서 모두 전력생산이 가능한 복류식(復流式)으로 크게 구분되는데, 시화호의 경우 밀물 때 바닷물을 유입하며 전력을 생산하는 단류식 방식이다. 썰물 시에는 수문을 통해 호수에 유입됐던 물을 내보냄으로써 시화호의 수면을 해수면 보다 1m 이상 낮은 상태로 유지한다. 한 방향의 조류를 이용하는 것보다 양 방향을 모두 이용하면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지만, 시화호는 건설 초기 단계부터 해수면 대비 -1m의 수위를 최고 수위로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수위 상승으로 인한 간척지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실제로 시화호의 수위는 해수면보다 최소 1m에서 최대 4.5m 낮게 유지되고 있다.

시화호는 조력발전소를 필두로 이제 안산 시민들의 자랑거리가 됐다. 주변에 건강한 먹을거리와 볼거리도 많아 연간 150만 명이 찾는 수도권의 관광 명소다. 시화조력발전소는 함께 조성한 달 전망대와 시화나래 조력문화관 및 조력공원, 시화나래 휴게소 등과 함께 안산시 제 1경으로 꼽힌다. 해외 환경단체들도 반드시 돌아봐야할 곳으로 손꼽고 있다. 또 시화방조제에서 대부도로 가다보면 방조제 좌측으로 3000㎾(1만5000㎾짜리 2기) 풍력발전기가 연간 4000㎿h의 전기를 생산하면서 신재생에너지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1만 배럴의 유류대체 효과와 3000t의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나오고 있다.

K-water 시화사업본부 관계자는 “많은 노력 끝에 죽음의 호수로 불리던 시화호가 방조제 건설 이전의 생태보다 오히려 더 좋아졌다”며 “현재 갈대습지공원에서 산책로, 전망데크, 환경문화관 등으로 연결되는 최고의 친수공간을 조성해 주민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으며 세계적 종합휴양지 및 레저공간으로 변신 중”이라고 말했다.
시화조력관리단 제공.
과거 ‘죽음의 호수’로 불리던 시화호가 현재 철새의 보고, 수달 등 야생동물의 천국으로 변해 ‘생명의 호수’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은 시화호 인근 시민단체와 관련 기관 등이 수중정화 활동을 벌이는 모습. 안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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