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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개편안 진보도, 보수도 불만…"김상곤 퇴진" 한목소리

김소연 기자I 2018.08.18 09:00:00

진보·보수 모두 비판…교육계 "공약 후퇴" 지적
진보진영 "문 대통령 교육공약 사실상 폐기" 반발
보수진영 "수능전형 확대 요구 외면한 폭거" 비난
대학들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개선 바람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교육부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한 전교조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가 교육 공약을 파기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교육부가 17일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개편 최종안은 진보·보수 진영 모두의 반발을 불렀다. 교육계는 수능 개편을 1년 유예하고 20악원을 쏟아부었으나 현상유지 불과하다거나 교육 개혁을 이루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 공약 중 하나인 고교학점제가 당초 시행목표인 2022년에서 2025년으로 연기되면서 후퇴했다며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시 확대를 반대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우려했던대로 대입제도는 개악됐고, 문재인정부 교육공약의 연쇄적인 파산과 한국교육의 거대한 후퇴로 귀결될 것”이라며 “국정 지지도에 연연해 교육개혁을 주저하는 문재인 정부가 학교 교육을 왜곡했다”며 김상곤 부총리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어 “정부는 자신의 공약을 파기해 정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확대와 수능 상대평가 유지한다는 결론을 이미 내린 상태에서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과 절차를 마련했다”며 “이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결론을 이미 내린채 국가교육회의에서 공론화 작업을 거쳤다는 비판이다.

이와 더불어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사교육걱정없는세상·좋은교사운동 등 5개 진보성향 교육시민단체는 17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의 학습 고통을 줄이라 했더니 선택교과를 대폭 수능 범위에 포함했고 ‘기하’와 ‘과학 Ⅱ’같은 진로 선택과목마저 수능 범위에 포함시켰다”며 “2022년 완전 도입을 약속한 고교학점제는 현재 정부 임기 이후 과제로 넘겨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이러지는 않았다”며 “문재인 대통령 교육공약을 파기하는데 방조한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과 김상곤 부총리는 퇴진하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에서 △수능 절대평가 실시 등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부합하는 수능체제와 대입제도 개편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 담보 △고교학점제 실시를 위한 방안 마련을 약속한 바 있다. 이들은 문 정부가 국정과제를 지키지 않았다고 조목조목 혹평했다.

수능 절대평가를 반대하는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과 정시확대추진학부모모임 회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교육부의 대입제도개편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수능 45%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능 확대를 반대해온 진보진영뿐 아니라 보수진영 역시 이번 대입개편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은 정시 수능전형 45%이상 확대를 주장해왔다. 이들은 “이번 교육부 대입제도 개편안 결정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고 이번 결정을 취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어 “대입개편 공론화 과정에서 수능전형을 45% 이상으로 확대하는 안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는데도 수능전형 30% 확대를 결정한 것은 국민의 뜻을 짓밟은 폭거”라며 “김상곤 부총리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교육부가 현실을 고려해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개선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었다.

장호성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단국대 총장)은 성명을 내고 “교육계 안팎에서 대입 공론화 과정과 개편안에 대한 비판과 질타의 목소리가 높았으나 대입 정책은 예측가능한 개선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우리 대학들도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대입제도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대학들은 “미래 지향적인 대입 제도를 준비해야 하며, 학생들이 우수한 인재로 양성돼 국가경쟁력의 초석이 되도록 고등교육 예산과 재정을 획지적으로 지원해달라”고 정부 당국에 재차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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