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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읽어주는 남자]'애타는 전셋집'이 등장했다

김성훈 기자I 2015.12.05 06:30:00

내집 마련을 고민하는 당신에게 '아파트 읽어주는 남자'

△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에 들어선 아현역 푸르지오 전경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올 한해 서울에서 자취를 감췄던 전세물건이 최근 들어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1% 올랐습니다. 한 주 전(0.10%)보다 상승폭이 조금 커졌는데요. ‘추위에도 전셋값은 더 오르는구나’ 하는 찰나에 눈길을 끄는 자치구가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가 그 주인공으로 아파트 전셋값이 한 주 동안 0.16%나 떨어졌습니다. 이번 주 들어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변동률을 기록했는데요.

지난달 첫주부터 이달 현재까지 서대문구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률 추이를 살펴보니 5주 동안 0.29%가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 지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추이(-0.1%)와 비교하면 3배 가까운 수치입니다.

△ 11~12월 서울 ·서대문구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추이 [자료=부동산 114]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 내린다는 것은 공급대비 수요가 많지 않다는건데요. 이른바 ‘종말’을 운운하던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에서 새삼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한편으론 느긋할 전셋집 주인들이 앞다퉈 가격을 내리는 이유가 궁금하기도 한데요.

이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인근 아현스타 공인중개사 배찬석 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난해 3월부터 마포자이 2차(558가구)와 공덕자이(1164가구), 마포래미안 푸르지오(3885가구) 그리고 지난달부터 아현역 푸르지오(940가구)가 입주하면서 이 지역 아파트 전세 물건이 풍족해진 게 사실입니다. 특히 아현역 푸르지오는 이달까지 아파트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으니 전세금으로 잔금을 내려던 분들은 마음이 급해진 거죠. 그래서 최근에 아파트 전셋값이 꽤 많이 떨어졌습니다.”

종합해보면 지난해부터 6547가구의 물량이 쏟아지면서 자연스레 전셋집이 늘었고, 잔금을 내야 하는 집주인들의 세입자 구하기가 난항을 겪자 가격이 계속 내려간 겁니다. 공교롭게도 잔금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전셋값 하락폭이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서대문구 북아현동 아현역 푸르지오 전셋값은 몇 주 새 수천만원 떨어졌다는 게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입니다. 수요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전용 59㎡와 84㎡의 전세 시세를 한번 볼까요. 아현역 푸르지오 전용 59㎡형은 층별로 4억 1000만~4억 4000만원에 형성돼 한 주 전보다 1500만~2000만원 떨어졌습니다. 전용 84㎡ 전셋값은 4억 8000만~5억원으로 전주대비 5000만~7000만원정도 떨어져 내림세가 더 가팔랐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대단지 입주가 이어지면서 아파트 전셋값이 속절없이 내렸다가 재계약때 급등하는 경우는 많았습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대단지 입주가 시작되면 나오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내년에 가격이 다시 회복되면 적지 않은 금액을 더 올려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전국의 주택 건설 인허가 실적은 60만 4340가구로 지금 속도라면 지난 1990년 이후 15년 만에 70만 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도 10월 내놓은 ‘부동산시장 동향’에서 올해 전국의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이 49만 1594가구로,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밀어내기 분양’이 판쳤던 2007년(29만여 가구)보다도 많은 물량을 쏟아내 공급 과잉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죠.

다시말해 이들 아파트의 입주가 몰리는 2~3년 뒤에는 필요 이상으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아져 결국 집값이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집값과 딱 달라 붙은 전셋값도 차츰 내리막을 걷지 않을까는 예상과 함께 말이죠.

앞으로 3년간 서대문구와 인근 마포구에는 4165가구의 아파트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입니다. 서대문구의 상황이 전셋집이 일시적으로 늘어나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인지 혹은 과잉공급으로 인한 2~3년 후 모습의 시작이 될지 한번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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