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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nd SRE][editor's note]변화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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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현 기자I 2021.11.18 06:56:23
[이데일리 권소현 증권시장부장] 코로나19 팬데믹이 찾아온 지 2년이 다 돼가고 있다. 그때만 해도 잠시 홍역을 앓는 정도겠지 했는데, 이제 코로나와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됐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1000명을 넘었을 때 모두들 공포에 떨면서 외부활동을 극도로 자제했지만 이젠 2000명이 넘어도 무덤덤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점차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고 있다.

크레딧 시장도 마찬가지다. 팬데믹 때만 해도 경기가 위축되고 글로벌 교역량도 뚝 떨어지면서 상당수의 기업이 한계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컸다. 각국 정부의 발 빠른 돈 풀기와 재정확대로 모르핀을 맞으며 버텼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내심 불안한 마음은 있었다. 지난해 이맘때 SRE를 진행하면서도 거대한 폭풍우가 몰려오기 전 유난히 고요한 시기일 수 있다는 생각이 컸다.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테일(tail) 리스크가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걱정이 컸다.

하지만 기우였던 것일까.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자 각국 정부는 슬슬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미 한차례 금리를 올렸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점진적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나섰다. 러시아, 싱가포르, 브라질 등도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코로나19가 가져다준 것은 위기가 아니라 거대한 변화였다. 재택근무, 줌 수업, 원격 의료 등 단시간 내에 불가능할 것 같았던 변화가 순식간에 훅 이뤄졌다. 온라인 주문과 택배 및 배달 의존도도 급격하게 올라갔다. 가상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 안에서 먹고 놀고 즐기는 세상이 됐다.

자본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것이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다. ESG라고 하면 ‘가야 할 길은 맞는데 먼 미래 언젠가 해야 할 일’로 여겨졌지만 코로나19 이후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그것도 당장 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목표가 됐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본시장에서 외면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크레딧 시장에서 눈여겨보는 업종도 크게 바뀌었다. 베스트·워스트레이팅 기업에는 과거에는 보이지 않았던 제약과 바이오, 게임사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담보로 잡을만한 눈에 보이는 자산을 갖고 있는 중후장대 산업을 선호했지만 이제는 지적재산권(IP)나 기술력, 개발능력 등 무형자산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통적인 신용등급 분석방법으로는 쉽지 않은데다 아직은 이런 무형자산에 높은 등급을 주는 것에 대해 보수적인 게 사실이다. 그래서 신용등급이 엇갈리는 상황(스플릿)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형자산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를 둘만 하다.

신용평가사들에 대한 평가도 과거에는 얼마나 신용평가를 잘 했는가의 싸움이었다면, 이제는 기업에 대한 평가와 현상에 대한 분석을 얼마나 시장에 효과적으로 잘 전달하는 가로 이동했다. 줌 세미나, 팟캐스트, 유튜브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시장에서 궁금해하는 내용을 얼마나 적시에 전달하는지도 보기 시작했다.

시장에서 궁금한 내용을 물어보면 언제든지 답하겠다는 취지로 한 신평사가 도입한 ‘FAQ’는 호평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미디어 콘텐츠의 주류로 부상했듯 신용평가 시장도 ‘온디멘드’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얼마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나아가 변화를 예측해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인지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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