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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부터 시중은행의 RTI관리 현황을 점검 중이다. RTI는 연간 임대소득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은행의 부동산 임대사업자들에 대한 여신심사에서 대출의 적정성 여부를 심사하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지난 3월 RTI 규제가 대출 규제로 도입된 가운데 현재 주택 임대업자는 RTI가 1.25배(비주택 1.5배)를 초과해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즉 임대업자의 연간 이자비용이 1000만원이면 연 임대소득은 1250만원 이상이어야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규제 도입 초기인데다 은행권 자율규제이다 보니 현 수준의 RTI로 대출이 거절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다양한 예외 규정 등 우회로가 있었기 때문이다. A 은행 관계자는 “RTI 비율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종합소득능력이 양호하거나 재무융통성이 인정되면 기준과 관계없이 대출을 승인했다”며 “대출 심사에서 RTI 기준이 까다롭게 적용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이러한 현실을 인지하고 현재 RTI 규제 수준의 적정성과 비율, 한도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다. 세부적인 조율을 거쳐 예외 조항을 폐지·축소해 RTI 기준에 미달하면 원천적으로 대출을 하지 못하도록 강제하거나 RTI 비율을 상향하는 등의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B 은행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주택 RTI 비율이 1.5배로 상향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데 현실화될 경우 대출 거절비율이 5%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C 은행 관계자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LTV 규제에다 RTI규제도 강화될 경우 임대사업자 대출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일단은 내달 발표될 대책을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RTI 비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소득을 늘려야 하는 임대업자는 임대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민간임대주택 공급이 위축될 가능성도 크다. 이는 임대주택의 가격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임대사업자는 월세소득이 주 소득이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전세 끼고 갭투자하면서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기적 행태가 적지 않았다”며 “LTV, RTI 규제 강화로 이런 비정상적인 행태가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임대사업자들이 임대차 시장에서 공급자 역할로서 순기능을 해 온 것은 인정해야 한다”며 “규제 강화로 임대 공급이 줄면서 가격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RTI 비율이 상향되면 부동산 현금흐름에 따른 임대차 시장의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주목받으면서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ent To Interest ratio·RTI)
부동산 임대업자의 상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다. RTI는 연간 부동산 임대소득을 이자비용으로 나눠 산출한다. 해당건물의 기존 대출비용도 포함된다. RTI가 1에 미달한다는 것은 임대소득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차주’라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