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주목! 이 아파트]숨고르기 하는 '성산시영'

권소현 기자I 2018.04.05 07:00:00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한창 건설중이던 1995년 5월 공사현장 너머로 성산시영 단지가 보인다. [사진=서울시]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서울 강북지역 재건축 유망주로 꼽히는 성산시영아파트는 총 33개동에 3710가구가 들어선 매머드급 단지다. 지난 1986년 6월에 준공해 올해 입주 33년 차를 맞았다. 재건축 기대감에 작년부터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지만 정부의 안전진단 기준 강화를 간발의 차로 피하지 못해현재 시세는 숨 고르기를 하는 중이다.

성산시영아파트는 대우건설과 선경, 유원 등 민간 건설사 세 곳이 함께 지었다. 월드컵경기장 맞은 편이 성산시영 선경아파트이고, 양쪽으로 성산시영 대우와 성산시영 유원아파트가 붙어 있다.

성산시영 대우는 전용면적 50.03㎡로 구성돼 있고 선경은 50.54㎡, 유원은 59.43㎡로 이뤄져 있다. 용적률이 160~170% 수준으로 재건축 사업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세대별 대지지분이 12~15평 정도다.

재건축 기대감은 그동안 성산시영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이었다. 작년 초 전용 59.43㎡이 5억원대 초반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6억원에 실거래가가 찍혔다. 가장 작은 규모인 50.03㎡ 역시 1년 여 사이에 4억원 전후에서 5억3000만원 수준으로 뛰었다.

하지만 지난 2월 말 국토교통부가 갑작스럽게 안전진단 기준 강화 방침을 밝히면서 암초를 만났다. 3월 2일까지 안전진단 기준 강화를 위한 행정예고기간을 갖고 5일부터 바로 시행하면서 그 전까지 안전진단 용역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단지는 강화된 기준을 적용받게 됐다.

성산시영아파트는 2016년 현장조사인 예비진단을 통과했고 시설안전공단에 정밀안전진단을 의뢰했다. 용역비가 4억원 정도 나와 안전진단 비용을 마련하느라 비용납부를 미루는 와중에 안전진단 강화 방침이 발표된 것이다. 이같은 방침이 나오자마자 세대별로 비용을 걷어 3월2일 납부했지만, 예치금 납부가 아닌 계약체결이 기준이라는 국토부의 해석에 재건축은 멀어졌다.

이 때문에 성산시영이 재건축되려면 15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성산시영 단지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안전진단 강화 이후 호가가 좀 떨어진 상태”라며 “투자하겠다는 문의는 거의 없고 실거주 목적의 문의는 가끔 있다”고 전했다.

성산시영이 오래된 아파트인 만큼 주차난 노후한 배관, 중앙난방 등의 단점이 있지만 입지나 주변 환경은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단지 자체가 커서 주변에 6호선 마포구청역, 월드컵경기장역, 디지털미디어역 세 곳을 이용할 수 있다. 월드컵공원, 평화의 공원, 하늘공원 등 주변에 녹지가 많다. 한강이 가깝고 한강과 이어지는 불광천이 바로 단지 바로 앞에 흐른다. 따라서 실거주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서울신북초, 서울성원초, 충암중 등이 단지와 맞닿아있어 초중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인기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호가가 좀 떨어지긴 했지만 매물도 많지는 않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