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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상장효과 없었다면 코스피 EPS↑"…韓증시 저평가 여전

김보겸 기자I 2022.09.02 08:14:11

신한금융투자 보고서
"복수상장 비율 8.5%로 선진국보다 높아"
이익 더블카운팅으로 코스피 EPS 하향 조정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한국 기업들의 쪼개기 상장 비율이 높아 한국 증시 저평가를 야기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기존 주주들의 반발을 산 LG에너지솔루션(373220) 상장 효과를 없앤다면 코스피 시장 전체의 주당순이익(EPS)은 더 높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지배구조로 인한 저평가로한국 주식시장에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일 “한국의 복수상장 비율은 8.5%로 선진국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재벌구조의 경영주의와 순환출자 방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배구조 문제로 인해 코스피에서 더블카운팅(이익 중첩) 효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이는 한국 증시 저평가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최근 5개년 순이익에서 더블카운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12% 수준이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물적분할 건수는 증가했으며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충돌 문제는 아직 해결되고 있지 않다”며 “더블카운팅 효과로 인해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은 1배 정도 증가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이익 중첩 효과를 고려하면 현재 코스피 예상 순이익에서 주기적으로 주당순이익(EPS)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화학에서 더블카운팅 영향이 크다고도 했다. 전체 더블카운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건 삼성전자(005930)로 51.8%에 달했다. SK(034730) 현대차(005380) LG(003550) 3개 그룹사 비중은 45.2%다. 이 연구원은 “제조업 비중이 큰 국내 상장사 특성과 이익중첩 효과는 국내 주식시장 저평가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쪼개기 상장으로 기존 주주들 반발을 산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국내 주식시장 전체의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이어졌다고도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개별 종목의 시가총액이 100조원 정도로 기업공개(IPO)되며 이를 추적하는 패시브 자금은 다른 개별기업들을 팔 수밖에 없었고 소액주주가치 훼손으로 직결됐다”며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효과 제거 시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는 상향 조정된다”고 했다.

한국의 복수상장 비율이 8.5%로 주요국보다 높은 이유로는 국내 상장사들의 순환출자 구조와 대그룹의 문어발식 경영을 꼽았다. 국내 상장사들이 복수상장하면서 이익 더블카운팅 규모도 2020년 8조7000억원에서 2작년 19조3000억원으로 10조원 넘게 늘었다.

이 연구원은 “복수상장은 더블카운팅 효과를 증대시키며 코스피 이익이 중첩되는 효과를 낳는다”며 “코스피 순이익에서 더블카운팅 효과를 제거하면 PER은 1배 정도 증가한다”고 했다. 복수상장으로 인한 이익 더블카운팅이 국내 코스피 밸류에이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내의 대기업 위주의 지배구조 문제가 한국증시 저평가를 야기했고 복수상장 비율이 적은 선진국 대비 코스피 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다”며 “외국인 입장에서 경기호조와 반도체 사이클이 도래하기 전에는 지배구조로 인한 저평가 문제 떄문에 한국 주식시장이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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