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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30년]②-①서해 끝 백령도 CU 점주는 동해 끝 울릉도 출신

최은영 기자I 2017.11.14 06:05:00

전국지도 편 : 최북단에 CU, 최남단에 GS25···상징 점포들
울릉도에는 CU-GS25 사이좋게 입점

[이데일리 최은영 유통전문기자]국내 편의점은 전국 방방곡곡 없는 곳이 없다. 1989년 5월. 서울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국내 최초 편의점(세븐일레븐 올림픽점)이 들어선 이래 동서남북으로 거미줄처럼 뻗어나갔다. 심지어는 국방마트(PX), 북한에도 있다.

국토최남단 마라도에 위치한 GS25 편의점.
◇최남단 마라도에 깃발 꽂은 GS25

우리나라 남쪽 끝에 위치한 마라도에는 편의점 GS25가 있다. 2007년 11월 문을 열었다. 규모는 79㎡(24평)로, 관광객이 섬에 머무는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운영한다. 모두 1000여 종의 상품을 판매하는데 오픈 당시에는 안 됐지만 전력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최근에는 아이스크림 판매, 에어컨 가동, 전자레인지 사용 등이 가능해졌다. 매장에서 음악도 틀 수 있게 됐다. 최근 다양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마라도를 다루면서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국토 최남단에 위치한 GS25에서 주로 팔리는 상품은 소주와 맥주, 컵얼음과 커피 등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매출 상위 품목에는 ‘아이스컵’, ‘한라산 소주’, ‘카스 캔맥주’, ‘제주 삼다수’, ‘한라산 올래 소주’, ‘콜드브루 아메리카노’, ‘참이슬 후레쉬’, ‘한라산 올래 소주’, ‘하이트 캔맥주’ 등이 올랐다.

2013년 4월 개점해 지금은 휴업 중인 CU 개성공단종합지원센터점.
◇최북단 CU 금강산·개성공단점···영업 재개는 언제쯤

북한에도 편의점이 있다.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은 국내 유통업체로는 처음이자 유일하게 북한에 진출해 편의점을 운영해왔다. 금강산에서 운영하던 편의점(구 훼미리마트)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9년째 영업을 못하고 있고 2004년부터 2007년, 2013년 각각 문을 연 개성공단점은 작년 2월 우리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개성공단 전면 조업 중단 조치를 내림에 따라 문을 닫게 됐다.

북한에 입점한 편의점은 모두 직영으로 운영돼왔다. 주요 고객은 공단에 거주하는 남측 입주기업 근로자들로 주로 라면, 빵과 같은 간식거리나 커피 등 음료, 술과 담배 등을 팔아왔다. 24시간 운영되는 국내 편의점과 달리 오전 8시부터 점포에 따라 오후 7~11시까지만 영업을 했다. 통용 화폐는 달러로, 상품 가격 역시 환율에 따라 달러로 환산해 표기됐다.

중년 남성이 전체 고객의 90% 이상을 차지했으며 대량구매가 많아 고객 1명이 1회에 구매하는 금액이 일반 점포보다 4~5배 높았다.

CU 개성공단점의 인기 품목은 ‘비타500’, ‘코카콜라’, ‘신라면’, ‘맥심 커피믹스’, ‘바나나우유’ 순이었다.

◇최동단 울릉도 ‘CU-GS25’ 나란히

한국의 최동단인 울릉도에는 업계 1, 2위를 다투는 CU(씨유)와 GS25가 나란히 입점해 있다. 울릉도에 먼저 매장을 연 건 CU였다. 주 고객은 울릉도 주민들과 관광객들로 생활의 불편함과 편의 개선에 일조했다. 울릉도에서는 편의점이 마트와 같은 역할을 한다. 신선식품 매출 비중이 서울 지역 일반 점포는 1~2%에 불과하지만 울릉도에선 10%가 넘는다. 편의점에서 흔히 보는 세척사과, 바나나, 소분 야채 등이 아니다. 울릉도 편의점에선 두부, 계란(30알), 대패 삼겹살, 냉동 고등어와 같은 일반 가정용 식재료가 주를 이룬다. 임신테스트기와 같은 의약외품을 비롯해 해열제, 종합 감기약, 진통제 등 안전상비의약품 매출도 도심 점포보다 2배가량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는 수도세, 지방세 등 각종 공과금은 물론 보험료 납부까지 편의점에서 해결하고 있다. 이 역시 이용건수가 도심 편의점 대비 두 배 가량 높다. 편의점 GS25는 울릉도에 매장 2개를 운영 중인데 배송은 주 3회, 영업은 오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한다.

모든 상품을 배로 운반해 물류비가 많이 드는 등 편의점 운영에 어려움이 크지만 우리나라 동쪽 섬 울릉도에 진출했다는 상징성이 크다.

◇최서단 백령도에 CU···도서 지역에만 10개

최서단에 위치한 편의점은 CU 백령도점이다. 계기가 된 건 울릉도 편의점이었다. 울릉도에서 과일집과 치킨집을 운영하던 한 가게 주인이 인근에 들어선 편의점 CU를 보고 영감을 받아 본인이 군 생활을 한 백령도로 넘어가 편의점을 연 것. 이전에도 백령도에 슈퍼는 있었으나 물류비 부담 등으로 가격이 비쌌을 뿐만 아니라 상품 구색도 제한적이었다. 우유도 유통기한이 긴 멸균우유를 주로 팔았다. 그런 주민들에게 CU 백령도점은 신세계였다. 2012년 개점 초기 바나나우유가 하루 700~800개씩 팔리기도 했다. CU는 백령도점 오픈 이후 서해 대청도부터 제주 추자도, 완도 보길도까지 도서 지역에만 모두 10개 점포를 열었다. 이중 일부는 섬 주인에게 이전하는 등 지역 경제에도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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