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에게 전하는 당부의 말 담아
파주관 개방형 수장고서 대중에 선보여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국립민속박물관은 개관 2주년을 맞이한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에서 ‘하피첩: 아버지 정약용의 마음을 담은 글’ 특별전을 8월 1일부터 20일까지 개최한다.
2015년 구입한 ‘하피첩’은 2016년 5~6월 열린 특별전에서 최초로 원본이 공개됐다. 파주관 개방형 수장고에서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선보일 예정이다. 원본은 안전한 보존·관리를 위해 2주만 공개된다.
| 정약용의 ‘하피첩’(사진=국립민속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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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보물로 지정된 ‘하피첩’은 조선 후기의 대표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1762~1836)이 1810년에 만든 서첩이다. 한 집안의 가장이자 사랑하는 자녀들을 둔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다. 정약용이 천주교 박해 사건에 연루돼 1801년부터 1818년까지 전라도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기간에 제작됐다. 부인 홍씨는 애달픈 마음을 담아 시집올 때 가져온 노을 빛깔의 치마를 남편 정약용에게 보냈고, 정약용은 이 치마를 잘라 서첩 형태로 만들었다. 두 아들 학연(1783~1859)과 학유(1786~1855)에게 전하고픈 당부의 말을 적어 ‘하피첩’을 완성했다.
정약용은 자식들에게 평생 교훈이 될 만한 내용들을 담아 총 4첩의 ‘하피첩’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는 3첩만 전해지고 있다. 정약용은 유배 중인 자신의 처지를 고려해 폐족의 자손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며, 몸과 마음가짐은 어떻게 가져야 하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가 등을 간곡한 글로 전했다. 가족공동체와 결속하며 소양을 기르고(1첩), 자아 확립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닦아 근검하게 살며(2첩), 학문과 처세술을 익혀 훗날을 대비할 것(3첩)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전시 기간 중 정약용의 탄신일(8월 2일, 음력 6월 16일)이 포함돼 있어 의미를 더한다. ‘하피첩’ 원본 공개와 함께 QR코드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면 원본 파일을 소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