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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베 1000억달러 교역목표 달성..공급망재편 기회도 충분"

최영지 기자I 2022.11.09 06:45:00

<한-베트남 수교 30주년 특별기획>
이종섭 코트라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장 인터뷰
"베트남, 신남방정책 이후 아세안 포스트..계속 제 역할할 것"
"경기침체 영향은 일시적…신규투자·글로벌 IT기업 진출 지속"
"베트남 내 IT 자원 풍부…개발 협력 강화해야"

[하노이(베트남)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올해 양국 교역이 둔화하는 모양새를 보이기도 했지만 내년 1000억달러 교역액 달성은 문제없습니다. 이뿐 아니라 공급망 재편·기후변화 등 새로운 변화를 맞는 상황에서 양국이 협력할 기회와 그 폭은 매우 넓습니다.”

▲이종섭 코트라 동남아지역본부장이 지난 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코트라)
◇“내년 양국교역액 1000억달러 달성…경기침체 영향, 일시적”

지난 1일(현지 시간) 코트라 하노이무역관에서 만난 이종섭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장은 한국과 베트남이 과거, 현재에 이어 미래에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본부장이 처음 베트남을 찾은 것은 19년 전이다. 그는 “1998년 베트남 호찌민무역관에서 근무한 후 근 20년 만에 본부장으로 부임하며 하노이를 다시 찾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당시에 거의 없던 고층건물, 자동차가 많이 늘어난 것뿐 아니라 빈그룹 등 베트남 현지기업이 많아진 것을 보며 상당한 산업화가 이뤄진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코트라의 하노이무역관은 동남아대양주 지역본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2019년 당시 베트남이 신남방정책의 포스트가 되며 싱가포르에 있던 코트라 동남아대양주 지역본부가 베트남으로 옮겨왔다”며 “6000개 상당 우리나라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해 있으며 이는 동남아대양주에서 가장 많다. 베트남이야말로 기업 활동 지원에 가장 전략적인 곳으로, 앞으로도 상당기간 포스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베트남은 서로의 핵심 교역 파트너다. 코트라에 따르면 베트남은 우리나라 3위 수출 대상국으로 수출액의 8%를 점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베트남의 한국 대상 교역액은 800억달러로 집계됐다. 또 한국은 베트남의 상위투자국이다. 올해 상반기 투자액은 26억6000만달러로 전체 베트남 투자 자본의 19%를 차지했다.

이 본부장은 “올해 초 베트남 경제성장률을 8%대로도 전망한 만큼 계속해서 고속성장할 것이며 베트남이 조만간 동남아시아 핵심국가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트라 하노이무역관은 △중소·중견기업의 대베트남 수출촉진 △우리 기업들의 대베트남 투자진출 지원 등 업무를 통해 한-베트남 경제협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임기 중인 2023년까지 양국 교역액 1000억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영향 등으로 양국 교역이 올해 3, 4분기 둔화하는 모양새를 보이지만 내년에는 문제없이 목표를 이룰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기침체가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시장애서 구매 수요가 둔화하며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 협력사에 타격이 있지만 올해에 한정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베트남 내 신규 투자는 줄어들지 않았고 글로벌 IT기업들도 베트남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섭 코트라 동남아지역본부장. (사진=코트라)
◇“베트남, 앞으로도 동남아 대양주 핵심 포스트…기후변화·공급망재편 기회”

그는 베트남이 생산기지로서의 강점을 갖고 있는 것뿐 아니라 앞으로 기후변화 및 자원고갈 위기 등 새롭게 맞는 과제를 같이 해결할 수 있는 핵심 포스트라고도 했다. 이 본부장은 “베트남 내 공급망 재편 기회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며 “하나는 베트남이 포스트 차이나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 제조기업들의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경제안보와도 직결된 자원 공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베트남 내 희토류 매장량은 세계 3위권이며 이외 광물, 자원도 무궁무진하다”며 “이는 정보통신기술 (ICT) 제품에 필요한 자원으로, 조사나 탐사가 이뤄지고 있지 않지만 우리 정부와의 공동탐사가 이뤄진다면 자원을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고 했다. 환경·기술 문제 등으로 생산체계가 아직 갖춰져 있진 않지만 우리나라와 협력할 수 있는 폭은 넓다.

이와 관련 코트라는 정부가 소재·부품·장비산업 강화 차원에서 지정한 소부장 핵심품목 가운데 베트남 내 점유율이 높은 자원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그중에서도 반도체 생산의 핵심원자재인 산화텅스텐, 황린, 인산의 경우 산지, 공장 방문을 통해 자원매장상태 및 채취 상황까지 파악했다”고 했다.

기후변화, 디지털전환 등 새로운 분야에서도 베트남과의 협력 강화를 추진 중이다. 그는 “한-베트남은 기후변화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향후 우리 기업들의 탄소배출 사업 및 인프라 협력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베트남에서는 그간 생산시설을 직접 설립하는 식의 그린필드형 산업이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중국을 대체하는 세계 공장으로서 기후변화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도 “총리를 시작으로 기후변화에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어 기후변화 관련 계획 및 실행이 발빠르게 마련될 걸로 보인다”고도 내다봤다.

이 본부장은 끝으로 “1992년 한-베트남 수교 이후 점차적으로 우리 경제에 미치는 베트남의 중요도가 높아졌다”며 “올해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현재 양국이 맺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단계 격상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이 기대된다”고 했다. 양국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회담에서 기존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고, 향후 정상이 만난 자리에서 이를 공식화하기로 했다.

▲베트남 하노이 소재 코트라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 (사진=코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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