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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에어비앤비는 전 거래일 대비 5.72% 오른 169.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달 10일 나스닥에 상장돼 거래 첫 날부터 공모가 68달러에서 112.8% 폭등한 144.71달러로 장을 마쳤다. 한때 120달러 수준까지 내려갔던 것이 다시 오름세로 전환하며 공모가 대비 한 달여만에 150% 오른 것이다. 에어비엔비의 공모 규모는 약 35억 달러(3조800억원)로, 지난 한 해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최대어’의 자리를 꿰찼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업 및 숙박업이 침체됐지만 에어비앤비는 각종 비용 절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또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따른 여행 수요 회복 기대감에 오는 2022년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정상화 이후 여행의 이연 수요가 발생하는 경우 숙소 제공과 투숙객의 신뢰라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통해 차별화된 주가 및 실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에어비앤비가 ‘대박’을 터트렸던 비슷한 시기, 한국의 공유 오피스 기업인 패스트파이브는 상장을 철회했다. 회사는 지난해 7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심사를 청구했고,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의 특례상장 통로인 ‘테슬라 상장(이익 미실현 요건)’을 통해 코스닥에 도전하고자 했지만 지난달 16일 상장 추진을 중단했다. 일반적으로 상장 심사에는 1~2개월 정도가 걸리지만 5개월이나 걸린 끝에 물러난 것이다.
‘공유 경제 1호 상장사’의 자리에 도전했지만, 패스트파이브는 오피스 임대라는 사업의 가치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운데다가 건물을 임대(리스)해 이를 재임대하는 사업 모델이라는 특성상 재무제표상 ‘리스 부채’가 인식되기도 했다. 지난 2019년부터 변경된 회계 기준에 따라 ‘운용 리스’가 ‘금융 리스’로 취급되면서 임대한 유형자산을 실제로 취득한 것으로 간주, 회계상 자산과 부채로 표기하면서 일종의 ‘착시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공유 오피스’라는 사업 모델의 특성상 건물을 임대해 빠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지만, 재무제표만 보면 재무 안전성이 악화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의미다.
◇ “기업가치 쉽게 평가 어려운 영역”
이처럼 현재 상장 환경 등이 공유경제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들에게는 불리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거래소는 상장 통로를 다변화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기존의 기술특례상장을 보완할 수 있는 상장 제도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상장을 추진하더라도 정확한 기업 가치를 추산하기 위한 유사 기업을 찾는 과정이 어렵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돼왔다.
실제로 사업 모델의 독창성을 바탕으로 상장 여부를 결정하는 ‘사업 모델 특례 상장’ 사례 1호인 플리토(300080)는 유사 기업으로 해외 기업을 적어냈고, 캐리소프트(317530)도 캐릭터 기반 사업 대신 완구 업체 등을 적어냈다. 오는 21일 ‘사업 모델 특례 3호’로 코스닥 상장을 앞둔 엔비티 역시 ‘캐시슬라이드’라는 독특한 사업 모델과 완전히 일치하는 플랫폼 업체를 찾지는 못했다.
한 스타트업 업체 관계자는 “사업 모델 특례상장이나 테슬라 상장의 경우 아직까지 ‘이익을 내지 못한다’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데다가 기업 가치 측정도 어렵다”며 “기존의 플랫폼 대기업들이 이미 공유 경제 등 유사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무작정 이들을 비교 대상으로 삼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패스트파이브 측은 이번 상장은 철회했지만, 추후 핵심 역량과 실적 등을 더 키워 상장에는 지속적으로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상장 계획이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플랫폼 확대를 통해 상장에 재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