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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원료물질 합성하는 만능촉매 개발

강민구 기자I 2020.12.22 01:00:00

탄소양이온 합성과 반응경로 조절하는 촉매 개발
부작용 줄인 신약 개발 기대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항생제 원료물질을 합성하는 만능촉매를 개발해 선보였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장석복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장 연구팀이 탄소양이온을 효과적으로 생성하고, 이를 원하는 구조의 유기화합물로 변환시키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개발한 촉매를 활용해 자연에 풍부한 탄화수소 물질로부터 의약품의 주요 원료인 감마, 베타 락탐도 제조했다.

이번 연구로 합성에 성공한 물질들.(자료=기초과학연구원)
탄소와의 결합을 견인하는 탄소양이온은 유기화학 반응에서 중요한 중간체 중 하나다. 매우 불안정해 여러 분자와 쉽게 반응을 일으키지만, 수명이 10억 분의 1초 보다 짧아 실험으로 관찰하고, 반응성을 조절하기 어려웠다. 탄소양이온의 존재를 처음 확인한 연구에 1994년 노벨화학상이 수여됐을 정도다.

탄소양이온은 탄소에 붙은 수소 이온을 제거해 탄소·탄소 이중 결합을 형성하지만 한 분자 내 여러 개의 수소가 존재하면 특정 수소이온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기 어려웠다.

연구단은 새로운 촉매를 개발해 난제를 해결했다. 친전자성이 도입됐을 때 탄소양이온이 쉽게 형성된다는 기존 연구에 착안해 나이트렌이라는 강한 친전자체를 탄소·탄소 이중결합에 삽입시켜 탄소양이온을 효과적으로 만들도록 촉매를 설계했다.

이번 연구는 석유, 천연가스 등 탄화수소화합물로부터 더 다양한 의약품 원료물질을 개발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2018년 개발한 촉매는 5각형 고리 구조 질소화합물인 감마·락탐만을 합성했다. 이번 촉매는 4각형 고리 구조로 페니실린 등 항생제 계열 약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료물질인 베타·락탐까지 합성할 수 있다.

장석복 단장은 “유기화학 반응의 핵심 중간체인 탄소양이온을 효율적으로 생성하고, 반응경로를 조절했다는 학문적 진보와 함께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열었다”며 “감마·락탐, 베타·락탐은 물론 카이랄 화합물까지 합성 가능한 ‘만능 촉매’를 이용하면 자연에 풍부한 물질로부터 다양한 구조의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결과는 22일 화학분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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