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기반으로 전국구 세력 확장…`친문` 지지 확보 관건
전남 영광 출신인 이 전 총리는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삼아 세력 확장에 나섰다. 동교동계도 강력한 우군이다. `친문`(친 문재인)계 일부와 옛 손학규계도 이 전 총리 쪽에 섰다.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에 함께 한 오영훈·최인호·설훈 의원은 대표적인 `친 NY(낙연)계`로 통한다. 오 의원은 이 전 총리와 가까웠던 강창일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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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계에선 언론계 후배인 박광온 최고위원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은 이 전 총리와 동아일보 선·후배 사이로 상당히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백원우 민주연구원장 대행도 이 전 총리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가 앞으로 현 정권 주류인 친문계에서 얼마나 많은 지지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당권 표심도 갈릴 전망이다. 전혜숙·고용진·김병욱·어기구·이춘석 등 옛 손학규계 전·현직 의원들의 지지도 이어졌다. 지난 2010년 손학규 민주당 대표 체제에서 이 전 총리가 당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인연을 맺은 이들이다.
◇40명 후원회장 자처한 李…전남지사·총리 시절 측근도
`최장수 국무총리`가 호남 간판급 정치인에서 전국구 정치인으로 만들어줬다면, 21대 총선은 여권 내 영향력을 확대하는 기회였다.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민주당의 승리를 이끈 이 전 총리는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를 벗어나 수도권과 충청, 부산 등 전국을 돌며 지원유세에 나섰다. 백혜련·정춘숙 등 재선 그룹을 포함해 이 전 총리가 총선 때 후원회장을 맡은 후보는 40명에 달한다. 민주당이 총선에 압승하면서, 여권 내 이 전 총리의 위상도 한껏 높아졌다. 당내 상당수 초선 의원들은 대세를 굳혀 가는 이 전 총리에게 일찌감찌 줄을 섰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측근으로는 전남지사와 국무총리 시절 호흡을 맞췄던 이들이 많다. 배재정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지용호 전 정무실장, 대구지방경찰청장을 지낸 이상식 전 민정실장, 우기종 전 전남부지사 등이다. 전남지사 시절부터 함께 한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은 캠프 실무를 맡았다.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계(GT계)와 전남대 출신이 우군으로 나선 데는 남 전 실장이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창훈 전 총리실 정무지원과장과 이제이 전 총리실 연설비서관은 이 전 총리가 21대 국회에 입성하면서 보좌관으로 발탁했다. 19대 국회의원 당시 보좌관으로 활동한 최충규 전 전남 도민소통실장은 이 전 총리의 종로 지역구를 챙기고 있다. 전남도청 정무특보를 했던 이경호 특보도 종로에서 활동 중이다.
광주와 울산, 대전 권역 등을 돌며 지역 민심 훑기에 나선 김부겸 전 장관과 달리 이 전 총리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일정을 소화하는 한편, 각 의원들이 주최하는 국회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당심 공략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내년 4·7 재보선 공천 등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신중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한 당 차원의 대응 방안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당에서 정리된 입장을 곧 낼 것으로 안다”고 답한 이 전 총리는 재보선 공천 여부에 대해서도 “시기가 되면 할 말을 하겠다”며 언급을 아꼈다. 16일 의원총회를 마친 뒤 박 전 시장 고소인 호칭 논란에 대해서는 “더 설명이 필요치 않아 보인다”고만 했다. 민주당은 `피해 호소인`으로, 이 전 총리는 `피해 고소인`이라고 표현하면서 비판이 일었다. 여론의 뭇매에 민주당은 이튿날 `피해자`로 호칭을 통일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