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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렬의 올댓 부동산] 환경 프리미엄을 선점하라!

성선화 기자I 2016.06.11 08:28:43
환경이 좋은 아파트가 더 프리미엄이 높을까요?

미세먼지 때문에 사회가 떠들썩하다. 작년까지는 중국 공장 매연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었다가 올해부턴 폭스바겐 사건으로 경유차가 국내 미세먼지의 주범이 되었다. 지난주부터는 고등어구이와 삽겹살구이가 미세먼지의 주된 원인이라고 한다. 이러한 환경 쾌적성의 문제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우리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부동산 선택 시, 미세먼지까지 고려한 부동산 입지와 상품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비용이 추가적으로 더 지불되더라도 미세먼지를 최대한 피할 수 있는 환경이 쾌적한 입지와 상품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환경에는 자연환경과 인공환경이 있다. 당연히 자연환경에 대한 관심이 더 높다. 선호도가 높을수록 더 시세는 높아진다. 부동산 관심층들이 선호하는 자연환경으로 산, 강, 바다가 있다. 사람들이 거주하거나 업무를 보는 부동산 입지 인근에 산이나 강, 바다가 있다면 매우 쾌적하다고 평가한다. 서울의 전통적인 부촌이라고 할 수 있는 성북동, 평창동, 한남동은 남산이라는 자연환경이 있고, 동부이촌동, 압구정동, 여의도는 한강이라는 자연환경이 있다. 부촌에서는 이미 자연환경이라는 프리미엄이 포함되어 있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연환경에 대한 프리미엄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양적으로 주택의 숫자가 수요 대비 크게 부족했기 때문에 좋은 환경을 찾기 보다는 주택의 공급을 늘이는 방향으로 부동산 개발이 이루어졌다. 이것이 단독주택이 아닌 아파트 등 공동주택 위주로 주택이 공급된 가장 큰 이유다. 주어진 용적률 내에서 최대 세대수를 설계해야 했기 때문에 10년 전 입주 아파트 단지 내에는 조경 공간이 거의 없다. 주동 건물을 제외한 지상은 대부분 도로와 주차장 공간이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 이제 추가적으로 집을 지을 공간이 없다. 양적인 수요는 포화 상태가 된 것이다. 이제 질적인 수요의 시대가 되었다. 같은 조건이면 더 좋은 상품이 비싸더라도 잘 팔리는 시장이 된 것이다. 기존 주택들끼리 경쟁을 하다보니 더 좋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서울처럼 교통과 교육과 상권 인프라가 어느정도 갖춰진 도심에서는 환경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입지가 더 선호될 수 밖에 없다. 이것은 그대로 시세에 반영된다.

서울이 아닌 지방의 경우, 특히 환경만 좋은 입지는 절대 시세가 높지 않다. 환경 요인은 교통 등 기반시설이 갖춰진 조건에서 플러스 프리이엄이 되는 것이지. 교통이나 교육처럼 그 자체가 프리이엄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자연환경이 좋은 곳이 프리이엄이 있다면 아마도 강원도가 제일 비싸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다. 따라서 먼저 교통, 교육, 상권 등 기반시설이 갖춰진 입지를 먼저 선택하고 그 곳에 환경 요소가 갖추어졌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도심은 좋은 자연환경이 많지 않다. 그래서, 자연환경을 대처할 수 있는 인공환경을 만든다. 대표적인 예가 청계천 복원이다. 2005년 청계천 복원 이후로 환경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환경이 달라지면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갈 정도로 유인 효과가 크다는 것을 누구나 알게 되었다. 그래서, 2005년 이후에 분양하는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에는 조경 환경이 추가적으로 들어간다. 단지 내에 산과 강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인공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상 주차장은 대부분 지하로 옮긴다. 지상에는 다양한 나무로 숲을 만든다. 분수, 연못, 폭포 등 수경공간이 들어간다. 놀이터에도 수경시설이 들어간다. 서초구 반포동의 대포적인 랜드마크 중 한 단지인 반포 자이 지상 공간에는 주차장이 단 한 대도 없다. 택배 차량도 지하 주차장으로만 들어간다. 지상 공간에는 빽빽한 나무숲과 대규모 수경공간이 있다. 심지어는 어린이 놀이터도 수경 놀이터로 활용이 가능하고 놀이터에서 작은 보트를 띄우고 놀기도 한다. 도심 한가운데, 주변에 녹지공간이 전혀 없음에도 높은 시세를 유지하는 이유가 바로 이 조경 프리이엄이다.

현재 반포에서 가장 시세가 높다고 하는 래미안 퍼스트지 단지 내에는 인공산이 있다. 대규모의 인공호수도 있다. 이런 환경쾌적성을 높이는 공간들의 제공으로 단지의 부가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입지 조건이 유사한 조건에서 시세가 유사한 두 단지가 있다면 환경적인 요소가 조금이라도 더 좋은 단지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인공환경이 좋은 곳과 자연환경 중에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자연환경을 선택해야 한다. 8월에 입주하는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한강을 바로 인근에 끼고 있다는 이유로 래미안 퍼스티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이라면 한강 인근을 관심있게 보자. 현재까지는 용산구와 강남구 정도만 한강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었다. 최근 서초구와 마포구의 시세가 크게 상승한 이유가 바로 한강변 프리미엄이었다. 한강을 끼고 있는 성동구, 광진구, 강동구, 송파구, 동작구, 영등포구, 강서구가 향후에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은 한강과 더불어 남산 프리미엄이 있다. 부산이라면 광안대교가 보이는 바다 조망권이 가장 선호되는 환경 프리미엄이다. 환경 프리미엄은 시간 지날수록 올라간다. 미리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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