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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펀드는 심지어 적지 않은 돈을 모았다. 올해 상장된 뉴딜 관련 펀드 14종은 평균 638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한 해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무려 7조 4213억원이 빠져나간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특히 10월 6일 상장된 미래에셋TIGERKRXBBIGK-뉴딜상장지수(주식)은 운용설정액이 벌써 2894억원이나 된다. 미래에셋TIGERKRX2차전지K-뉴딜상장지수(주식)도 3개월 밖에 안됐는데도 운용설정액이 1948억원을 기록 중이다. 심지어 이달 4일 출시된 신한BNPP그린뉴딜에너지전문투자형사모특별자산 2는 한 달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703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관련 펀드에 얼마나 많은 관심이 쏠렸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설정 이후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올해 설정된 뉴딜 관련 펀드 14개 중 현재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있는 건 미래에셋TIGERKRX인터넷K-뉴딜상장지수(주식) 하나다. 펀드 출시(10월) 전부터 언택트 붐이 일며 인터넷 관련기업들의 주가가 오른 상태였기 때문에, 오히려 펀드 출시 이후 성과가 저조한 것이다. 해당 펀드는 -3.82%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지만, 나머지 펀드는 설정 이후 평균 11.75%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자본시장의 장기 트렌드가 반영되는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친환경 관련 투자를 늘리겠다고 공언하면서 미국에서도 올 한 해 친환경 관련주가 각광을 받아 ESG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올해 LG화학(051910) 등 2차전지 관련주가 폭등했던 것도 장기적으로는 지구촌이 친환경 관련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기대감에서였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는 지난 9월 문재인 정부가 20조원 규모의 뉴딜펀드를 만드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펼친다고 밝히면서 이같은 트렌드에 불을 붙였다. 또 한국거래소는 뉴딜지수 5개를 발표해 향후 상장될 상장지수펀드(ETF)를 지원하기도 했다. 이에 맞춰 민간에선 관련 기업 투자가 가능한 펀드를 속속 출시했는데, 이러한 펀드들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에도 이어지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뉴딜 관련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는데 2차전지와 수소경제 등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섹터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향후에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가능경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정책적 지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