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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 300만원 못버는 자영업자 300만명
28일 이데일리가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2인 이상 가구 기준)’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분위(소득 하위 0~20%)와 2분위(하위 20~40%)의 자영업자 비중이 올해 3분기(7~9월)에 각각 16.5%와 25.5%로 작년 3분기보다 1.6%포인트, 2.7%포인트 각각 증가했다.
이를 증가한 인원 수로 추산하면 소득 하위층인 1·2분위 자영업자가 작년 3분기 273만5251명에서 올해 3분기 300만2933명으로 1년 새 26만7682명 급증했다. 1분위는 96만2230명에서 106만1117명으로 9만8887명, 2분위는 177만3021명에서 194만1816명으로 16만8795명 증가했다.
이들 1·2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하 올해 3분기 기준)은 각각 137만원, 298만원이다. 세금, 사회보험료, 이자 비용 등을 제외하고 실제 손에 쥐는 월평균 실소득은 103만원, 236만원이다. 매월 298만원(실소득 236만원)을 못 버는 ‘무늬만 사장님’이 3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이는 직장인 평균 월급여(374만5000원, 사업체노동력조사 9월 상용직 기준)보다 적은 소득이다.
이 같은 자영업 규모는 2017년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전체 가구(2016만8000가구)에서 1인 가구·농어가 가구를 제외해 가계동향조사 가구(1345만4000가구)의 1·2분위 가구(각각 269만8000가구)를 추산한 뒤, 2018~2019년 3분기 자영업자 비중·가구원 수를 곱해 증가 인원을 추정한 것이다.
이렇게 소득이 적은 영세 자영업자는 불어난 반면 중상위층 자영업자는 잇따라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자영업자 비중은 3분위(하위 40~상위 40%)의 경우 24.2%에서 24.1%로, 4분위(상위 20~40%)는 26.5%에서 22.2%로, 5분위(상위 0~20%)는 20.2%에서 18.7%로 줄었다.
박상영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내수 부진에 따른 자영업황 악화로 자영업자 가구가 소득 하위층인 아래 분위로 내려오고 있다”며 “자영업 가구가 무직 가구가 되는 일도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책 수정하고 자영업 지원책 마련해야”
실제로 소득 하위층인 1·2분위에 속한 자영업 가구가 올해 들어 잇따라 늘어나는 상황이다. 올해 1~3분기(1~9월)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1·2분위 가구의 자영업자 비중이 올해 1분기에 39.3%, 2분기에 40%, 3분기에 42%로 매 분기마다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은 “소득주도성장 효과로 인한 소득분배가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던 청와대, 기획재정부 진단과 정반대 결과다. 고령화, 온라인 쇼핑 확대 등 생산·유통구조의 여파로만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 들어 자영업 상황이 유독 빠르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자영업 경기가 살아날지도 불투명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내년 성장률을 각각 2.0%, 2.2%로 내다봤다. 이 성장률이 현실화되면 금융위기 때인 2009년(0.7%)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급격한 최저임금·주52시간제로 인한 고용 감소, 자영업자 타격 상황을 재정 지출로 떠받치는 형국”이라며 “정확하게 통계를 진단한 뒤 정책의 궤도를 수정하고 자영업 소득 창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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