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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상승에 SUV 판매 줄어

김현동 기자I 2005.03.13 19:07:30

대형 SUV·픽업트럭 판매 줄어..휘발유값 상승때문
일부선 판단 유보 주장도..GM·포드, 할인·할부기간 연장

[edaily 김현동기자] 국제유가 상승으로 기름을 많이 먹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매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미국 온라인 자동차정보 전문제공회사인 에드먼즈닷컴(Edmunds.com)에 따르면 최근 2개월간 에너지 소비가 많은 대형 SUV 차량의 시장점유율이 1.2%포인트 떨어졌으며, 대형 픽업트럭의 경우에는 2%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반면,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소형차의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2.2%포인트 상승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포드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의 경우 대형 SUV와 대형 픽업트럭 판매가 미국내 수익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로드 라쉬는 "최근 들어 대형 SUV와 픽업트럭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유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기름값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이는 구조적인 변화가 시작됐다는 것을 알리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국(EIA)은 현재 미국의 운전자들이 구입하는 휘발유값은 갤런당 평균 2달러수준인데,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올 봄에는 갤런당 평균 2.1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소비자들이 기름값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업체별 자동차 판매실적에서도 그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달 GM의 SUV와 픽업트럭 미국내 판매는 전월에 비해 9% 감소했으며 포드는 8% 떨어졌다. 이 때문에 이들 업체들의 주가도 지난달 약세를 보였다. 그렇지만 일부에서는 아직까지는 기름값 상승과 실적을 직접 연결짓는 데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CSM 월드와이드의 애널리스트인 조셉 바커는 "휘발유 가격이 올라서 SUV와 트럭 매출이 줄었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면서 "올해 첫 2개월 실적만으로 너무 많은 것을 읽어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GM과 포드의 트럭 판매가 줄었지만, 도요타 등 다른 아시아 자동차 업체들의 SUV와 트럭 판매는 오히려 늘었다는 것이다. 도요타의 8기통 픽업트럭 툰드라 판매고는 지난달 미국내에서 49% 늘어났다. 닛산의 픽업트럭 타이탄도 유사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한편, 판매 감소로 인해 포드와 GM은 현금할인과 함께 무이자 할부기간을 늘리는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포드는 현금 할인과 함께 익스플로어와 엑스피디션 등을 대상으로 무이자할부 기간을 60개월로 늘렸다. 익스플로어와 엑스피디션은 지난달 매출이 각각 19.1%, 13.8% 하락했다. GM은 2006년식 허머에 대한 품질보증기간을 연장해주겠다고 밝혔다. 허머의 판매액은 올 들어 1년전에 비해 8.3% 떨어졌다. 에드먼즈닷컴의 제시 토프락은 "휘발유가격이 오를 때마다 자동차업체들이 대형 SUV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곤 한다"며 "최근의 SUV판매 감소에는 크로스오버 SUV 차량의 인기가 높아진 탓도 일부 있다"고 평가했다. 포드와 GM의 SUV 판매가 감소한 데는 새로운 모델 출시가 없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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