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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절에도 韓 화장품株 '울상'…고급화 전략 日 화장품株는 '방긋'

이슬기 기자I 2019.02.08 07:08:15

한한령에 中관광객 일본行…韓 화장품 춘절 특수 無
韓 화장품, 중저가 위주 전략도 '발목'…日은 고급화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이 다가오면서 한국 화장품업계와 일본 화장품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중저가 라인을 내세우고 있는 국내 화장품 업계의 주가는 신통찮은 반면, 고가 라인업을 중심으로 세력을 넓히는 일본 화장품 업계는 중국향 소비 증가에 환호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조치로 중국 단체관광객이 한국 대신 일본을 찾은 것도 한국 화장품주가 부진한 이유로 꼽힌다.

◇ 춘절에도 고꾸라진 韓 화장품株…중저가 라인 한계봉착

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전날 대비 2.74% 떨어진 17만 7500원에 장을 마쳤다. 잇츠한불(226320)토니모리(214420) 역시 각각 3.96%, 2.72% 하락했다.

이는 중국의 춘절 특수효과가 기대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화장품업계는 당초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이어지는 춘절 기간동안 대규모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으면서 화장품 등 소비주의 매출확대를 안겨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춘절 기간동안 한국을 찾은 중국인 여행객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에 따르면 올해 춘절 해외여행을 떠난 중국인은 전년 대비 7.7% 늘어난 700만명에 달하지만, 한국은 중국인들이 찾은 해외여행지 상위 1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이에 더해 중저가 중심인 한국 화장품의 경쟁력도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중저가 화장품 업체들이 성장함에 따라 한국 중저가 업체들의 상대적 매력이 경감됐기 때문이다. 특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중국 법인 매출에서 이니스프리와 라네즈 등 중저가 제품의 매출 비중이 60~70%에 육박한다.

◇ 日 화장품株는 상대적 수혜…“中 단체관광객 회복·럭셔리化 관건”

반면 중국 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화장품 업체는 상대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화장품 기업인 시세이도의 주가는 춘절을 전후로 지속적으로 올라, 2월 들어서만 11%나 뛰었다.

이는 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배치한 것에 대응해 중국 정부가 한한령 조치를 취하면서 한국을 찾으려 했던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상당수가 일본으로 여행지를 선회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씨트립 조사에서도 중국인들의 방문 상위 국가는 △1위 일본 △2위 태국 △3위 홍콩 △4위 싱가포르 △5위 베트남 순이었다.

여기에 일본 화장품 회사들이 브랜드의 럭셔리화를 꾀했던 것도 결정적이라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시세이도는 방일 외국인 수요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수출이 실적 성장을 견인한 덕에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됐다.

증권가에선 단체관광객 회복과 럭셔리화가 한국 화장품업계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 내다봤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춘절이나 중국 국경절이라고 해서 갑자기 중국인 관광객이 늘진 않고 결국 중국인 단체관광이 풀리느냐가 관건”이라며 “조사를 해보면 많은 중국인들이 일본과 한국을 비교한 끝에 한국을 찾았던 만큼 한한령 이후에 한국 관광 수요가 일본으로 빠져나가면서 일본 화장품 업체들이 상대적 수혜를 봤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세이도의 경우 2015년부터 브랜드 럭셔리화를 꾀한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내수 업체와도 경쟁이 심한 중저가 라인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다만 LG생활건강(051900)의 경우 중저가 라인인 더페이스샵의 매장을 상당수 철수하고 ‘후’나 ‘숨’같은 고가 라인에 힘 쓰며 상대적으로 주가가 선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LG생활건강은 지난달 25일 이후 7거래일 동안 9.5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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