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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 내려온 이대 교수들, "총장 해임하라" 교내행진 나선다

유현욱 기자I 2016.10.19 06:30:00

개교 130년 만에 처음..이사회에 총장 해임 촉구
20일부터 교수 릴레이 1인 시위도
이대 역사상 첫 중도 사퇴 총장 나오나 촉각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이화여대 교수들이 19일 강단을 내려와 총장 해임을 촉구하는 집단 행동에 나선다. 1886년 개교 1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일부 관리 부실은 있었지만 특혜는 없다’는 학교 측의 공식 해명에도 불구하고 ‘비선 실세’ 최순실(60)씨 딸 정유라(20)씨를 둘러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17일 오후 최순실씨 딸의 입학 및 학점 특혜 의혹 관련 설명회를 마친 뒤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 학생들을 피해 승강기를 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싼 각종 특혜 논란이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대학 교수협의회 주도로 꾸려진 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오후 3시 30분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최 총장 해임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낭독한다. 비대위 측은 이 자리에 최소 100여명의 교수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수들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은 더 이상 관망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때문이다.

비대위는 평생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학) 설립 및 학내 경찰력 투입 논란이 벌어지자 최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서명과 성명서를 발표하기는 했지만 한발 뒤로 물러서 있었다.

그러나 학내 사태가 해결되기는커녕 ‘비선 실세’가 연루된 정치적 스캔들로 비화하는 지경에 이르자 이사회에 최 총장 해임을 요구하는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이다.

최 총장은 그러나 “사퇴는 없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어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비대위 소속 한 교수는 “정씨 관련 의혹들이 봇물 터지듯 연일 보도되고 있다. 학교 측이 해명을 내놨지만 오히려 의혹만 증폭됐을 뿐”이라며 “이화인들의 자존심은 짓밟혔고 명예는 땅에 떨어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비대위는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총장 선출 방식의 변경도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 측은 당장 총장 직선제를 도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큰 만큼 총장 선출 시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청취해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 소속 교수들은 성명서 낭독 후 이화캠퍼스컴플렉스(ECC)와 총장 임시 집무실이 있는 대학원관을 거쳐 본관으로 돌아오는 교내 행진을 벌인다. 이와 함께 20일부터 이화여대 앞에서 1시간마다 교대로 릴레이 1인 시위도 진행할 예정이다.

강태경 영어영문학과 교수가 1인 시위 첫 주자로 나선다. 릴레이 1인 시위는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5시간 동안 진행한다.

이사회가 최 총장을 해임하지 않을 경우 비대위는 오는 11월 3일 교수·교직원·동문 등이 모두 집결한 대규모 공동 행동도 계획하고 있다.

최 총장을 향한 압박 수위가 갈수록 거세지면서 이대 역사상 중도 사퇴하는 첫 총장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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